[초등 논술방 우리들의 수다] 책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김주희 (청주 금천초 6년)

어릴 때부터 학원을 하시는 엄마 덕분에 서점에는 제집 드나들이 하여 이제껏 읽은 책이 내 나이만큼 많아졌다. 내가 읽은 많은 책들 중 감명 받지 않은 책은 없지만, 그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연금술사』 라는 책이다. 그 책은 나에게 정말 큰 영향을 끼쳤다.
평소에 난 허울뿐인 상상을 한다. 로또당첨 또는 지금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할 수 있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도대체 내 보물은 어디에 있는 걸까? 내 마음은 폭격을 맞은 지뢰밭도 같았다. 가시 돋친 말을 일삼고, 표정에는 미소란 것이 떠나간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 책은 내 마음에 한줌의 햇살을 비추어 주었다. 그 책을 읽기 전에는 그 한줌의 햇살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거라는 생각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책은 이런 것이 아닐까? 마음 속에 한줌의 햇살과 같이 내 마음을 어둠의 그림자에서 빼어내 주는 것,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오야시스와 같은 존재 같다. 나는 마지막으로 책에게 할 말이 있다. ‘ 책아, 이 세상 사람들 마음에 너의 햇살로 적셔주길 바래’

[총평] 맛깔나는 표현 좋아 맞춤법 좀더 신경써야

'읽은 책이 내 나이만큼 많아졌다' '내 마음은 폭격을 맞은 지뢰밭' '책은 마음의 햇살' 등의 문장력으로 보아 꼬마작가인 듯싶다. '책은 마음의 햇살'이라는 표현이 어른들 눈에는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이 한 권의 책 때문에 자신을 어느 정도 변화했는지를 감정의 남발 없이 보여준 점에서 생각의 깊이가 느껴진다.

책을 의인화해 부르는 마지막 문장도 훌륭하다. 직유법, 은유법 등 문장표현법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글을 맛깔나게 쓸 수 있는 법이다. 평소 독서에만 그치지 않고 감상문이나 글을 틈틈이 써 본 경험이 바탕이 된 것 같다.

특히 자신의 주변 환경과 그로 인해 일어난 감정변화를 진솔하게 표현한 점에서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끝으로 군말 하나 하겠다. '드나들듯이'를 '드나들이'로 쓴 예처럼 한글맞춤법에 어긋난 단어들이 간혹 눈에 거슬린다. 옥에 티다. '띄어쓰기''맞춤법' 등 글쓰기의 출발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윤지연 <학림어린이철학동네 연구원>

다음 주제 대한민국 사람의 의미는

중앙일보 joins.com의 초등 논술방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 다음주 주제= 대한민국 사람을 가르는 기준은 혈통인가요, 국적인가요. 예컨대 노르웨이 출신 사람이라도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바꿨다면 우리나라 사람이고, 부모님이 한국 사람일지라도 국적을 미국으로 바꿨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가요.

과연 대한민국 사람이란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600±100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