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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시대|월부로 물건사는건 불리|-바람직한 투자대상과 손익계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저물가시대는 과연 왔는가. 왔다면 얼마나 계속 될것인가. 의구심이 깨끗이가신 것은 아니지만 물가안정은 점차 우리의 피부에도 와 닫고 있다. 한자릿수 물가시대라는 말이 나오기 소비자물가는 지난 상반기동안 1·7%상승에 그쳐 바다에 머물고 있다. 도매물가는 작년말에 비해 오히려 1%가 떨어져 지수상마이너스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계절이 달라지면 사람들은 옷을 바꿔 입는다. 마찬가지로 생활양식도 환경이 변하면 패션을 달리하는게 당연하다. 미국등 선진국에저는 최근 비인풀레경향이 확연해지자, 기업은 물론 일반가계도 과거의 인플레시대습성을 탈피하는데 분주하다. 비인플레시대는 인플레시대와 생활과 정통양식이 전혀 다르다. 저물가 시대에는 어떻게 사고하며, 또 어떤 투자를 하는 것이 유익한지를 전문가들과 함께 알아본다.

<구매패턴>
인플레시대에는 『지금 당장 사지않으면 값이 또 오른다』 는 것이 경제주체의 구매심리였다. 물가가 두려워 「사둔다」는 자체 목적만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사재기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저물가시대에는 그렇게 급박할 이유가 없다. 물가가 뛰지 않으므로 여유를 갖고 장단점을 비교한 후 구매를 해도 늦지 않다.
이와 함께 고려할 점은 구매에 앞서 어떤 물건이 다른 것에 비해 값상승이 높겠는가를 따져 구매순위를 결정하는 일. 예컨대 오디오구입과 집수리중 어느 것을 먼저 하느냐는 것을 결정한다면 주택건설경기가 아직 활황까지 가지않은 현시점에서는 그래도 건축자재값들이 쌀 때 우선 집을 고쳐놓고 보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다.
저물가시대에는 돈을 꿔서 무엇을 사겠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예를들어 자동차를 월부로 샀다면, 즐기는 것은 좋아도 월부이자는 10%가 넘어 임금상승이 이를 못따라가 부담이 늘게된다.
보험을 들때도 되도록 보험료가 적은 단기성 보험이 좋다. 무엇이든 수익이 적은 곳에 잠기는 돈을 적게하는것이 저물가시대에 살아가는 지혜다.

<투자>
물가상승이 둔화되면 생활필수품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어 여유돈이 생기게 마련이다.
연금생활자가 저물가시대에 유리한것은 이때문이다.
저물가시대에는 유형자산보다 금융자산 투자가 유리하다. 인플레때는 골동폼·금·귀금속등이 자체상승도 높고 인플레 상쇄효과도 있어 인기가 있으나, 저물가시대에는 그렇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않는다.
금의 경우 한돈쭝에 4만8천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오히려 2천원이내렸고 또 요즘은 가격변동이 심해 외국에서조차 좋은 투자대상으로 꼽지않는 경향이다.
여유돈을 은행에 넣을때는 가급적 정기예금등 장기저축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경제법칙상 물가가 안정되면 저축이 늘고 다시 금리가 내리는것이 도리다.
저금리가 논란이 되고있지만 이런 까닭으로 금리는 오른다기보다 내릴 가능성이많아 이자율이 높을때 돈을 넣어두라는 이야기. 수익성이 높은 장기채권을 사두는것도 바람직하다.
주식시장이 침체일로상태지만 저물가시대는 배당률까지 감안하면 주식투자도 좋은 대상이다.
성장기업을 고르는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채무가 적은 회사를 고르는것도 요령이다.

<주택마련>
집을 살것이냐 아니면 전세서 다니는것이 유리한가. 저물가시대에는 주택매입자체가 큰돈을 그냥 사장시키는 일이므로 부동산투자가 매력이 없는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한마디로 단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물가는 한자리숫자인데도 전국땅값은 지난l년간 l2·1%. 서울은 25·7%나 올랐다. 비수기인 여롬철에 접어들어 아파트값이 고개를 숙였지만 작년말에 비하면 그래도 13%가 상승했다. 그러나 없는 돈을 글어들여 부동산투자를 해놓그, 차익을 노리던때는 지난것같다. 정부의 투기억제방침이 도사리고 있기도하지만, 꿔온돈의 이자를 갚고도 남을 가격상승이 있을것같지는 않다는 전문가들과 일반적인 전망. 은행빚을 얻어 집장만을 하면 이익이라는것도, 인플레진정으로 옛이야기가 될수 있을것이다.
저물가시대는 이밖에도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10∼20%의 임금상승을 얻어왔다면 앞으로는 그런 기대는 곤란하다.
정부는 벌써부터 공무원의 내년 임금동결을 선언해놓고 있다.
기업도 저물가시대는 생산원가절감에 보다 적극적이다.
부채가 적은 기업, 노동집약적인기업보다 자동화에 따른 고기술집약산업, 벤처캐피톨 (모험산업) 등이 더욱 뻗어나가는 것이 전문가시대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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