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계도하공격훈련…황병서, 현영철 1선 장갑차서 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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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북한군 서부전선 기계화보병 부대의 동계 도하공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반공화국침략전쟁 연습 소동과 반공화국 심리모략책동에 계속 매달리며 도전해 나서는 경우 무자비하고 단호한 징벌로 다스려나갈 것임을 과시했다”고 밝혀 이번 훈련이 한ㆍ미합동군사훈련과 대북전단 살포를 겨냥한 무력 시위라는 점을 시사했다.

훈련은 부대를 공격과 방어로 나눠 포 사격을 진행하는 가운데 기계화보병부대가 다리를 놓고 강을 건너는 식으로 진행됐다. 훈련을 지켜본 김 제1 위원장은 “오늘과 같은 계절적 영향을 극복하기 위한 실전훈련을 강도높이 진행해야 한다”면서 “훈련에서 형식주의,고정격식화를 배격하고 내용과 형식을 끊임없이 개선하여 훈련의 질을 높이는데서 전변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훈련의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황병서(66) 북한군 총정치국장(차수)과 육군대장을 맡고 있는 현영철(62세 추정) 인민무력부장이 현장에서 김 제1위원장을 맞았다. 두 사람은 혹한 속에서 직접 선두 장갑차와 자행포(자주포)에 올라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군으로 치면 총리나 국방부장관급 인사가 최전방 장갑차에서 훈련 지휘를 한 셈이다. 노동신문은 김 제1위원장이 “군대의 지휘관들은 빨치산 지휘관들처럼 돌격의 제일선 맨 앞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훈련처럼 김정은 시대 들어선 북한군 영관급 지휘관이 직접 사격훈련에 참가하고 전투기를 조종하는 등의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군단장을 비롯한 50대 이상의 고위 장성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사격하는 모습이 공개됐고, 7월에는 해군 지휘관들의 10km 수영훈련 모습이 공개됐다. 이는 김정일 시대에는 보기 드문 모습으로 정보당국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군부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군부 고위인사의 훈련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4일에도 김 제1위원장의 참관 하에 대북전단에 대응하는 추격기ㆍ폭격기 비행전투훈련을 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1]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북한군 도하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2] 북한군 서부전선 기계화보병 부대가 다리를 놓고 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3] 장갑차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사진4]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장갑차를 타고 도하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5]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자행포(자주포)에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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