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 암진단이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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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동안 중요한 여러가지 암에 대해 예방법·치료법등 주로 전문가의 의견을 설명했지만 결론으로 암환자가 있는 가정에서 유의할점을 적고자 한다.
다행히 암이 예방되어 가정에 암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좋으나 현실은 그렇지못해서 3가정중 2가정은 암환자를 가족중에서 경험하게된다. 가족들의 제일큰 의문이 암이라고 진단되었을때 환자에게 알리느냐는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환자에게 비밀을 지키고 간단한 병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비밀주의가 치료에 큰지장을 준다.
환자나 일반 모든사람이 자기만은 암에 걸리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거짓으로 이야기하면 환자가 속게된다. 외국에서의 연구결과를 보면 자기가 암이라고 알고있는 사람이 오히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하고 치료에 열심이며 치료때문에 오는 고통이나 다소의 불평도 이겨내 완치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환자자신이 자기가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모르면 정신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않아 복잡한 치료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민간요법이나 기타 사기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면 어떤경우에 환자에게 이야기 하는것이 좋을까.책임이 많은 환자는 빨리병의 상태를 알고 주변을 정리할 필요가있다. 또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 치료에 임할수도있다.
가난한가장이 생활전선에서 수고하다 암이 발병돼 완치가능성이 없을때는 그러한사항을 인식시켜줌으로써 필요없는 치료비외 낭비를 막아서 그 가족이 생계에 위협을 받지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암인지를 알면 신경쇠약이되어 자살을 하거나 난동을 부리게 될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으나 필자가 수천명의 환자를 경험하는동안 그런 예는 한번도 보지못했다.
새삼 설명하지만 환자가 자기병을 알때에 오히려 차분해지고 마음을 정돈하여 새로운 각오로 치료받고자하지, 자살한다거나 하는일은 절대로 없다. 간혹 신경이 대단히 예민해서 가족이 고통을 받는 경우는 있으나 그것도 잠시뿐 대부분의 환자가 자기가정의 사정과 여러 여건을 보아 마음을 정리해 적응하여 나가게된다.
암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고 기도원에만 의존하는 경우가있어 안타까울때가 있는데, 필자의 의견으로는 우리가 할수있는 노력은 다하고나서 기도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암환자가 고기를 먹으면 암이성한다고 오해하고있는 경우가많아 치료에 지장이많다. 암과의 투쟁은 우리몸이 하게되는데 이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여 몸의 기력이 있어야 약도 효과가나고 암도 죽일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영양가있는 음식의 섭취가 긴요하다. 암환자가 식욕이 부진한 경우가 많고 특히 항암제를 투약시 입맛이 없는것이 문제인데 이런때일수록 영양가있는 음식을 섭취해야한다.
특히 단백질의 섭취가 중요한데 계란·고기등은 먹지못하게하고 잣죽이나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아서 몸이 더욱 쇠약해질수 밖에 없다. 균형있고 영양가있는 음식, 특히 단백질이 충분한 식생활이 긴요하다. 비타민도 보충해주는 것이좋다.
섭생에 유의해서 영양이 비교적 양호한 환자에서는 몸에 방어기전이 소생하거나 유지되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퇴치하는 것을 종종 볼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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