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속인 "하느님의 아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나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아들. 나와 함께 3년 간 기도하면 천상에 이를수 있다.』
신도들을 가족째 이끌고 유랑생활을 해 온 「칠사도교」 교주 예성실씨(38) 는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해왔다.
최근 2개월간 머무르던 수원시 원천저수지는 신약시대의 갈릴리호숫가에 비유하고 자신과 함께 생활한 신도들에게 「아브라함」 「야곱」「크리슨」「상드라」 등 성경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붙여줘 분위기를 내게 했다.
그는 또 『하느님으로부터 매일 아침 계시를 받아 행동한다』 고 신도들에게 속여왔으며 『경찰의 급습도 알았으나 아버지(하느님)께서 핍박의 시기를 견뎌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았다』고 경찰에서도 진술, 마치 예수의 고난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에게 몸을 망친 김모씨 (26)의 경우 『육신의 결합은 끝이다. 영의 결합을 해야한다』 며 함께 잠자리에 들것을 강요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김씨의 남편 이모씨 (35) 를 포함해 신도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김씨와 영적인 결합을 하라고했다. 순종하는 사람은 「아멘」을 소리쳐라』고 말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부정행위를 저질러 왔으며 다른 신도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간음하게 했다.
예씨는 김씨와 처음 관계를 맺은 뒤부터는 신도를 몰래 인천 송도 등지로 놀러다니며 김씨를 등에 업거나 입맞춤을 하는 사진을 찍는등 본격적인 애정 행각을 벌였다.
심지어 신도들과 예배도중 『육신은 필요 없는것. 보다 영적이기 위해 옷을 벗자』 고 제안, 팬츠바람으로 예배를 보다 유부녀신도와 포옹을 하기도했다.
예씨의 부인과 여신도들의 남편 역시 이당시엔 예씨에게 맹종할 때여서 아무런 질투도 느끼지 못했었다는것.
뒤늦게 자신이 속은 줄 안 김씨의 남편 이씨가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
신도들은 대부분 최근까지 기독교의 기성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이었다.
교주인 예씨는 H대 섬유공학과 2년을 중퇴한 후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을 전전하다 지난 8l년 6월 생활이 극도로 곤란해 끼니를 이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부인 장모씨(39) 딸 2명과 함께 철야기도를 하다가 갑자기 마음이 편해지면서 계시를 받게됐다고 주장했다.
신도중 윤씨의 경우 예씨가 『가재도구를 팔면 곧 아파트를 사주시겠다는 아버지의 계시가 있었다』고 말해 예씨를 쫓아다녔으나 아파트는 커녕 가산을 모두 탕진케 돼 예씨에게 항의하자 『신앙이 부족한 때문』 이라고 면박해 아무 소리 못했다는 것.
그러나 신도들이 대부분 영세민들이어서 생활비에 쪼들리게되자 예씨는 하느님께서 경마강에 가서 마권을 사라는 계시가 있었다면서 3만원으로 마권을 샀으나 허탕쳤고 주택복권을 사는등 『신통력에 의해 행운이 돌아올 것을 기대했었다』고 했다.
이들에게 방갈로를 빌려준 여인숙 주인은 숙박비 등 1백여만원을 떼이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