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거목」유교에 새싹이 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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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교중흥을 위한 갖가지 새로운 사업들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한국유교의 총본산인 성균관은 최근 전국 향교에「일요학교」를 상설, 청소년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구식 혼례등의 전통 생활문화 보급을 위한 가정의례준칙개정운동을 적극 전개키로 했다. 이밖에도 여성 유림을 확대하는등의 유교 시대화운동을 통해 가정중심의 전통윤리와 도덕실천을 뿌리내리게하고 현모양처의 자질을 닦아줄 「신부학교」를 각 향교에 부설,운영할 계획이다.
성균관은 이같은 유교부흥운동의 정지작업으로 이미 고전교양강좌 개설 『유림변각』간행등을 끝낸데 이어 현대화를 가미한 유교경전의 국역바이블화를 추진중이다.
향교의 일반 개방은 연중 봄 가을 석존제향에나 문을 열어온 유림의 폐쇄성을 지양, 「늙은 거목」의 유교줄기에 새싹을 움틔우겠다는 유가재기의 몸부림이다.
불교·기독교와 함께 한국 3대종교의 하나인 유교의 부흥운동이 지향하는 목표는 서구물결에 휩쓸려 혼돈의 상태를 빚고있는 인간 가치관의 혼란을 바로잡고 유교윤리를 새롭게 조영, 한민족 고유의 인륜대도를 확립하자는 것이다.
오랫동안의 구습을 깨뜨린 유림의 향교개방은 지난1일 전북도내 26개 향교가 일제히 상설강학제의「일요학교」(하오2∼6시)를 개설하고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한 상용한자,전통적 가치관,가정의례전범교육등을 시작했다.
교육기간은 1기 1년기준이며 입교방법은 학교장 추천과 자율신청의 2가지가 있다.
수강료는 일체 무료이고 수료생에게는 수료증을 수여한다.
전북유도회는 일요학교와 함께 도내 6천여마을을 대상으로한「순회강학제」도 마련해 새마을회관을 중심한 「순회강학당」을 개설, 마을마다 연 3회씩의 가정범절 지방문화 전통윤리 강연회를 갖기로 했다.
전북 유도회는 일요학교 및 순회강학당 운영비 총6억8천만원을 전북도(일요학교 6천만원) 와 정부 (순회강학당 6억2천만원)에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성균관은 전북도에 이어 이같은 향교의 일요학교와 순회강학당을 각 도별로 전국에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여성유림회가 지난 80년 겨울 서울 성균관에 부설,이미 5백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는등 큰성과를 올린 「신부학교」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유가의 전통생활예절이 가정 깊숙이 뿌리박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림의 혁신적 조처로 지난 75년5월 탄생한 여성유림회는 현재 서울에만도 30,40대 주부를 중심한 6백여명의 회원을 갖고있고 전국총회원이 2천여명에 이르고있다.
성균관은 명륜당 일요학교나 여성유림회의 신부학교등에서 교육할 주요내용인 전통예절과 현행 보사부제정「가정의례준칙」 의 상치점을 해결키위한 의례준칙개정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자신의 시조출생지인 「본관」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적지않은 현대가정의 무너진 전통예절과 서구가족윤리의 그릇된 수용자세등을 깨우쳐 바로 잡겠다는 유교중흥의 기치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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