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실력자가 도와줬다"뜬소문|말도많고 억측도 구구한 산성골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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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산성골프장 소유주 윤경훈씨(65) 외화밀반출기도사건이 터지자 한때 관련업계에서는 제3공화국때 실력자였던 L모씨가『산성골프장을 인수했다』 『실질적 주인이다』 『배후 비호세력이었다』는등 구구한 말이 나돌아 억측을 자아내기도.
이같은 얘기는 72년 윤씨가 정부의 재외실업인 유치계획에따라 국내 실업계에 발을 들여 놓을 당시 바로 L씨가 적극권유한데다 최근까지 L씨는 주로 산성에서만 골프를 쳤다는등 그럴듯한 말들이 뒷받침하고 있었던것.
당시 L씨는 윤씨의 자본을 유치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T호텔이나 산성골프장중 하나를 인수하도록 권유한 것은 사실이고 80년 5·17을 전후해 산성을 인수할 뜻을 비쳤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구속된 윤씨는 당시 자신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골프장을 인수했던 것이고 매년 1억여원씩 적자가 났는데도 건강유지를 위해 계속 운영했을 뿐 비호세력은 전혀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것.
또 L씨와 가까운 사람들은 L씨가 산성에 자주 가는 것은 사실이나 그 이유는 산성의 코스가 다른 곳보다 경사가 심해 L씨가 이를 즐기기 때문이란 점과 최근에는 은거상태로 외부인사와 접촉을 꺼리고있는데 산성은 비교적 골프장치고는 유명인사가 적게 출입해 L씨에게 적합한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풀이.
검찰의 한 간부도 수사착수 당시 L모씨 관련설이 나돌아 긴장했었으나 전혀 관련이 없는것으로 드러났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L씨의 전성기였던 70년대 초반에는 L씨때문인지는 몰라도 웬만한 장관이나 국회의원등 고위 공직자들이 산성을 자주 찾았다는 사실은 대부분 시인했다.
○…윤씨는 산성을 인수하면서 자신은 일본에 귀화해 토지소유가 어렵게되자 한국인으로 남아있던 동생 소훈씨를 대표로 앉혔다.
윤씨는 모두 3형제로 15세아래 막내동생인 경남씨는 7세때 「다나까」가에 입양되어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때문에 이번에 윤씨 형제가 적발되자 검찰관계자들조차 모두 「다나까」씨를 둘째동생인 소훈씨로 알 정도 였으나 소훈씨는 이번 사건과 무관함이 밝혀졌다.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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