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이냐 예수병원이냐" 각축…구성원 반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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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학교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미루자 구성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발표가 미뤄지면서 부실 대학 이미지가 가중돼 학교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서남대학교는 최근 구성원 회의를 열고 “재정기여자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을 발표하지 않은 서남학원 이사회가 공모절차에 따른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당초 서남학원 이사회는 공모를 진행하고, 1월 20일 재정 기여 및 학교 정상화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정상화 추진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정을 미뤘다.

대신 명지병원과 전주예수병원 법인에 보완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명지병원은 재정 자립도, 예수병원의 경우 의대 인증평가 통과에 문제가 제기돼 이를 보완할 계획서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서남대 구성원들은 선정이 미뤄지면서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 분위기다. 서남대 구성원들은 “2015학년도는 전년에 비해 신입생 정시모집에서 많은 학생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번 재정기여자 발표 연기로 학교가 심각한 상태인 것처럼 묘사돼 추가 모집에 심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총장 및 보직교수들은 교육부의 컨설팅 이행과 학교 재정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이사회는 공모절차 원칙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의대생들 “재정력·인증평가통과·교육 정상화” 법인 조건 제시

가장 초조한 건 서남대 의과대학 재학생들이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탓에 교육권이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남대 의과대학 의학과·의예과 재학생회는 “인수위에서는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오직 학생들의 교육권과 학교 정상화만을 고려해 서남대 운영 주체를 선정해 달라”면서 “선택의 결과를 가장 크게 떠맡을 주체는 바로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재학생들은 △서남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재정력 △의대 인증평가를 통과시킬 수 있는 확실한 계획 △재학생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차질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곳을 법인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재학생회는 “현재 다방면에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서남대에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명문대학교로 발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비전과 계획이 있는 재단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제 우리도 어지러운 일에 신경쓰지 않고 학생의 본분인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교수들 “이사회 비공개 고집, 공정성·투명성에 찬물”

서남대 교수들도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서남대 교수협의회는 “두 법인의 취약점으로 지적한 분야에서 각각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았는지, 영역별 순위는 어떻게 됐는지, 어느 정도의 보완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이어 “정상화추진위원회와 이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강조해 왔다”며 “이사회는 간단한 결과만 발표하고 비공개를 고집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에 스스로 흠집을 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대학 구성원들은 내달 13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조기에 개최해 최상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서남대 권영호 부총장은 “이사회가 명지병원과 예수병원 법인에 대해 2월 10일까지 35억원을 공탁하고 보완 서류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두병원은 이사회 요구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사회 역시 원칙을 바로 잡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속히 선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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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su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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