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국제교류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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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제교류재단의 홈페이지(사진)가 구한말 학부대신을 지냈으며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이완용을 '한국의 위대한 서예가'로 소개한 사실이 11일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이날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외교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홈페이지 속 한국유물 소개 사이트인 'Arts of Korea'에 이완용의 서예작품이 올라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사이트는 이완용의 서예작품을 소개하면서 "그의 친일 행적과는 달리 글씨를 잘 써서 서예활동을 했고 조선총독부가 개최한 조선미술전람회의 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제교류재단이 170만 달러를 지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의 한국실에도 이완용의 서체가 전시돼 있다"며 반기문 외교부 장관에게 조속한 시정을 촉구했다. "얼빠진 국제교류재단, 얼빠진 외교통상부"라는 박 의원의 지적에 반 장관 등 외교부 직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국제교류재단은 박 의원의 지적이 있은 뒤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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