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5일에 넣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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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직장인 김모(35)씨는 매달 24일이면 7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넣는다. 월급날(매달 23일) 바로 다음 날 월급 통장에서 펀드 계좌로 돈이 넘어가도록 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대다수 적립식펀드 가입자들은 매달 20일 이후 자금을 붓고 있다. 이처럼 적립식펀드 자금이 매달 하순에 몰리면서 증권가엔 '월말 효과'라는 신종어도 생겨났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적립식 투자 수익률은 매달 초에 부을 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이 적립식랩 투자고객 4만1643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다.

◆월초 적립이 더 좋다=대우증권은 적립식으로 돈을 붓는 납입일을 매달 5, 10, 15, 20, 25일로 각각 나눠 월간 수익률을 계산했다.

그 결과 올 1~9월까지 모든 달에서 입금일을 월초인 5일로 정한 고객의 수익률이 다른 날짜에 돈을 넣는 고객보다 높았다. 반면 매달 20일 돈을 적립하는 투자자는 7번이나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납입일에 따라 최고수익률과 최저수익률의 격차가 적게는 1.33%포인트(2월)에서 많게는 3.25%포인트(6월)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수익률 격차는 '월말 효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제성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 부장은 "증시 투자 자금이 주로 월말에 몰리면서 월초에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아 월초 불입이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을 정해라=적립식펀드는 통상 3년 이상을 염두해 두고 장기 투자하는 상품. 하지만 무작정 오래 돈을 붓기만 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칫 장기간 적립식 투자를 할 경우 '평균 매입단가 하락'의 효과가 줄어드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에 보유한 주식의 규모는 커지는 대신, 매월 새로 적립하는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목표 수익률을 미리 정해 놓거나 적립식 상품 2~3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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