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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시중판매품 82%가 가짜|소비자연맹 5백16건 시험분석·간담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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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꿀의 대부분이 물엿이나 설탕이 첨가돼 있어 효능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모)이 82년 12월29일부터 83년 3월31일까지 소비자들이 외뢰해온 5백16건의 꿀을 시험분석한 결과 물엿 첨가가 3백68건(71·3%), 설탕첨가가 1백44건(28%), 물엿과 설탕이 함께 첨가된 것이 89건(17·2%)으로 밝혀져 전체의 82%가 순수하지 못한 꿀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태를 놓고 소비자와 양봉업자와의 간담회가 소비자연맹 주최로 20일하오2시 동강당에서 열렸다.
이자리에서 업자측 대표들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것이 가짜꿀 출현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이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양봉협회 정병고회장은『외국의 경우 꿀의 유통경로까지 법에 명시돼있으나 우리의 경우 이같은 법적 뒷받침이 없어 가짜꿀 근절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외국의 경우 꿀 kg당 4백원정도로 그리스같은 나라는 설탕·물엿보다도 싸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약으로 인한 피해가 심해(벌은 농약냄새만 맡아도 죽는다) 밀원이 모자라는 실정이어서 자연히 공급량도 적고 값도 비싸다.
한때 한사람이 1천5백드럼까지 꿀을 픈 일도 있으나 최근들어 1드럼밖에 못뜰 정도로 농약피해가 극심하다는 것.
따라서 스스로 밀원을 조성해 꿀을 채취하는것이 바람직한데, 이마저 벌이 반경 4∼6km까지 날아갈수 있다는 점을 이용, 기껏 조성해놓은 밀원에 얌체짓올 하는 악덕업자가 종종 있어 밀원을 조성한 사람만 엉뚱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것.
그는 양봉기능법을 마련, 이같은 폐단을 없애야하며 용기도 개선해 작은 용기를 개발하여 식품으로 정착되게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양봉조합 송용만조합장은 『양봉조합의 경우 연간 6천t을 생산, 2·4kg들이 병당 2만3천∼2만5천원씩에 판매하고있다』고 밝히고 『79년에 비해 수요가 3배정도 늘어나 공급이 달리고 있어 시중에 가짜가 많이 나돌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가짜꿀은 인공감미료가 들어있거나 포도당이 액체 또는 분말로 들어있고, 설탕이 다량 함입되거나 물엿이 섞인 경우이며 수분도 21%를 넘을때에는 벌금을 물게 돼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속지않으려면 스스로 꿀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하며 동시에 양봉농가를 전체적으로 수매하여 다시 처리과정을 거친 다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원화된 유통경로가 필요하다고.
한편 전문가와 소비자는 기준을 강화하고 뚯렷하게 성분을 파악, 일반인·모두가 잘 알수 있도록 해줄 것도 요청했다.
최승윤교수(서울대농대)는『예부터 인삼·녹용·꿀은 3대보약으로 전해지고 있어 너무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벌꿀 규격기준(보사부고시제8319호·83년1월24일시행)을 보면 수분 21·0%이하, 회분 0·8%이하, 산도 kg당 40·0mg이하, 전화당 65·0%이상, 자당 7·0%이하, 히드록시메틸훌후럴kg당50·0mg이하이고 타르색소와 인공감미료가 검출돼서는 안되며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가지고 점조성이 있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한국 양봉협회는 드럼(2백88kg)당 6백g을 시료 채취기로 수거한후 드럼을 봉합하여 양봉협회에 접수시키고 고유번호를 매겨 검사실에서 기준에 맞는가의 여부를 검사한 후 합격하면 검사필증을 첨부해줌으로써 가짜꿀을 막고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아 음성루트를 통한 가짜꿀은 여전히 판매가 가능한 것이 문제.
꿀을 수입해야만 공급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연맹의 한 모니터는 『토종꿀이라고 판매한 것에 더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특히 제주도꿀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밝히고 『꿀이 칼로리가 많고 살균력이 강하며 위액과 혼합되는순간 알칼리성으로 변해 산성체질을 중화시키는데 좋다는 얘기가 있으나 꿀에 대한 보다 뚜렷한 성분을 파악하여 당뇨병 환자등 과신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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