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 꿈만은 아니다 열성·신념 부족이 후진축구 만들어"|개선한 청소년축구 박종환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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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축구의 생명은 결국 조직이다. 굳건한 조직력으로 한국도 세계정상에 도전할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진입의 장거를 이룩하고 21일 개선한 박종환감독은 한국축구의 장래를 낙관했다.
박감독은 『비록 청소년축구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월드컵대회와같은 세계최고수준의 이벤트도 결코 한국에 영원한 신기루일수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축구가 낙후된 것은 신념과 성취의욕의 결핍, 그리고 훈련부족일 뿐이지 한국인이 열등인종인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는 박감독은 『남미나 유럽국가에 비해 한국이 축구발전에 쏟은 실효있는 정력이 얼마나 미약했던가』하고 반문했다.
『우리의 최대 허점인 잔디구장의 부족은 축구에대한 사회적 무관심의 실례이며 현재의 청소년대표선수들이 개개인의 기량으로보아 과거의 청소년대표들보다 결코 월등히 우수하다고 볼수는 없음에도 좋은 성적을 올린것은 과거에 축구협회를 중심으로한 한국축구계의 열성과 집념이 부족했었다는 반증이다.』 박감독은 멕시코관중이 경기에 완전히 몰입하여 열광적인 관전태도를 보인것도 축구발전의 기틀이 되는 저력이라고 지적, 『이와 판이한 국내축구장의 분위기는 후진축구를 면키어렵게하는 풍토의 하나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감독은 자신이 독창적인 비법의 전술로 청소년팀을 훈련시킨 것은 아니며 다만 「뭔가 한번 이뤄보겠다」는 강인한 신념으로 팀을 이끌었을 뿐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축구에 필요한 기본요소인 체력·스피드·개인기·팀웍·전술및 투쟁심중 마지막 정신력 한가지를 해결한데 불과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과제는 많다. 체력·테크닉및 독특한 새 전술을 부단히 개발해야 한다. 지도자들이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 선수양성에 앞서 이것을 가능케하는 지도자의 자질향상이 급선무임을 절실히 느꼈다.』
박감독은 이번 대회로 새로운 사명감을 갖게 되었으며 청소년축구의 육성을위해 계속 헌신할 각오라고 소신을 밝혔다. 따라서 창단을 준비중인 프로팀으로 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박감독은 현재 서울시청소속이며 프로팀 창단작업을 추진중인 현대 등으로부터 스카우트 대상이 되고 있었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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