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아시안컵 반환점, 멈추지 않고 전진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우즈베키스탄과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토너먼트에 들어서면 실수가 용납이 안된다. 미끄러지면 짐을 싸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31일까지 호주에 있는 게 바람"이라며 결승 진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31일은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 팀은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 후반전에 보여준 기술과 호주와 3차전 때 보여준 정신력이 잘 어우러지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함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손흥민(23·레버쿠젠)에 대해 "내일은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각오는.

"8강전 모든 경기가 흥미로울 것이다. 토너먼트에 들어오면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만약 여기서 미끄러진다면 바로 짐을 싸고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될 수 있으면 1월 31일까지 호주에 있는 게 바람이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반환점을 돌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진해가겠다. 3경기를 치른 결과 각 팀들의 강점, 약점이 뭔지 알거고 상대 팀에 대한 파악도 가능할 것이다. 이 상황에 와서 모든 팀들의 전술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8강전을 4일이라는 시간동안 잘 해왔다. 이를 통해서 내일 경기를 잘 했으면 좋겠다."

- 오늘 기자회견장에 손흥민이 나왔다. 내일 선발인가.

"지난 번 호주전 앞서서 곽태휘가 나왔던 것처럼 손흥민도 내일 선발로 뛴다고 해도 무방하다. 손흥민은 지난 며칠동안 몸상태가 안 좋았고, 감기 몸살을 앓았다. 차차 회복중이다. 내일 90분을 다 뛸 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호주전에서 봤다시피 공격 쪽에서 기록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패스 미스도 많이 나왔고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의 투입으로 내일은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 앞서 각 팀들의 전술적인 변화가 없을 거라는 말을 했는데.

"상대 팀이 어떤 전술 변화를 가져올지, 어떤 선수를 기용할 것인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우리 팀은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상대가 원톱을 쓰든, 쓰리톱을 쓰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미팅 또는 훈련 때 강조하고 있다. 모두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어느 팀이 원톱을 쓰다가 0-1로 뒤진다면 스리톱으로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서 매번 선수들에게 지시할 수는 없다. 선수들이 대응 능력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고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 2002년 월드컵 준결승까지 올라가는 등 주변의 기대가 올라갔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부담이 클텐데.

"시간에 따라서 많은 게 변화한다. 과거와 현재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브라질을 예로 들면 세계 최강으로 자부했지만 최근 타이틀을 빼앗겼다. 현재 한국 대표팀은 2002년과는 새로운 선수로 구성된 전혀 다른 세대가 뛰고 있다. 지금 대표팀만 놓고 봐도 브라질월드컵과 대비해서 50% 가량 선수 구성의 변화가 있었다. 대표팀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도 느껴서 조별리그 오만, 쿠웨이트전도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부담감 때문에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호주전 때 이런 부담감을 떨쳐내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내일 경기에서 다시 생긴 부담감을 어떻게 떨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호주전 때와 같은 경기력을 우즈벡전에서 보여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내일 36도 기온 예상된다. 덥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번 경기를 치르기 전에 브리즈번에서 경기를 치렀다.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브리즈번에서 경기를 하지 않았다면 얘기를 달라지겠지만 별 문제는 없다."

- 대표팀이 새롭게 꾸려가는 과정이다. 어떤 걸 특별히 염두에 두고,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게 있는가.

"오만전 당시 후반전에 보여준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참고해야 할 거 같다. 당시 66%의 볼 점유율에 패스 정확도도 높았다. 오만전 후반전에 보였던 기술적인 장점과 호주전에서 보여준 투지, 정신력을 잘 조화롭게 이어나가서 내일 또는 그 이후의 경기를 잘 준비하면 크게 문제없을 것이다. 둘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되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멜버른=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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