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 4강」 따낸 소년 영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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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축구에 돌퐁을 몰고 온 한국청소년축구의 대기염은 18명의 선수전원의 철통같은 팀웍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선수모두가 필승의 기백으로 뛰고 한 덩어리로 뭉쳐 싸웠다. 그 가운데서도 빼어 놓을 수 없는 수훈의 스타를 뽑는다면 우루과이와의 대결에 2골을 혼자 뽑아낸 발군의 스트라이커 신연호와 골을 사수하는 수문장 이문영. 이들은 주전 링커로 팀을 리드하는 노인우와 함께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승리를 이끌고 있다.【박군배기자】

<「세계의 수문장」된 고교3년생 이문형|무적의 육탄방어로 대표팀 데뷔전 빛내>
수문장 이문영(18·동북고3년)-.국내 축구팬들에게 조차 생소했던 소년이 이제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한국축구 80년사상 처음 세계 4강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의 골키퍼 (GK) 이는 이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지켜본 수많은 국내팬들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칼날같은 슈팅을 육탄으로 선방, 영원히 기억에 남게됐다.
1m79cm, 73kg, 뛰어난 순발력과 예리한 판단력, 골키퍼로서는 나무랄데 없는 자질을 갖췄다.
이는 지난9일 예선통과의 최대관문인 홈팀 멕시코와의 경기에 출전, 결정적인 위기를 수없이 막아내 2-1로 승리하는데 수훈을 세우더니 12일의 세계최강인 우루과이와 준준결승전에서도 역시 눈부신 활약을 보여 국제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멕시코경기이후 이는 심한 몸살을 앓아왔으나 우루과이 경기에서 재등장, 불같은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한국의 골문을 굳건히 지켜 한국청소년축구를 세계정상에까지 끌어올린 이는 지난해까지는 청소년대표에도 선발되지 못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발탁된 신예.
FW이승희와 함께 단2명의 고교생중 하나인 이는 지난2월 태국국제칭소년대회때 주전GK인 김풍주(대우)가 소속팀의 유럭원정으로 빠짐으로써 잠정적으로 기용되었으며 기량이 일취월장, 최종선수확정때 강승호 (한양대) 를 제치고, 대표로 발탁되었다.
그리고 이번대회에서 김풍주마저 제치고 주전GK가된 이는 가장 중요한 두게임에서 뛰어난 순발력, 예리한 감각, 몸을 돌보지 않는 선방을 보임으로써 장차 국가대표팀의 GK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서울광희국민학교 4학년때부터 축구를 시작, 동북중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동안 줄곧 골키퍼로서만 활약해오고 있는데 국민학교때는 공부도 잘해 4년동안 반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정수씨(44·상업·서울성동구 행당동337의85)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는데 뜻밖에도 좋은 선수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들만 둘인 이씨의 장남이문형은 성격도 쾌활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친구들로부터 인기도 좋은 편이며 좋아하는 음식은 야채와 과일.
이는 고1때인 81년 고교선발팀에 뽑혀 싱가포르의 라이언시티컵 대회에 출전했으며 예비스타로 떠오른 뒤 지난해 축구협회가 선발한 8명의 상비군GK중 유일한 고교2년생으로 뽑혀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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