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변학도나 박근혜 대통령이나 다를 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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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 만성고(萬姓膏)다. 금동이에 담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다" (『춘향전』 암행어사 출두장면)

"연말정산 천인혈 기업감세 만성고. 연말정산은 천사람의 피요, 기업에 깎아준 세금은 만백성의 기름이다"(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의 세금정책을 『춘향전』에서 이몽룡의 암행어사 출두 장면에 빗댔다. 김 의원은 “연말정산 천인혈 기업감세 만성고. 즉, 연말정산은 천사람의 피요, 기업에 깎아준 세금은 만백성의 기름”이라며 “백성의 고혈을 짜며 흥청망청한 변학도나 재벌 기업인의 배를 불려주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800만 명에 이르는 직장인들에게 ‘13월의 보너스’를 빼앗아 세수 소득으로 약 9000억원을 챙기고 대기업에는 법인세 감소로 약 37조원을 안겨줬지만 믿었던 낙수효과는 없었다”며 “1800만 직장인의 불만은 대통령의 거짓말과 조세형평성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다. 구멍난 세수를 직장인 개인의 연말정산으로 채워선 안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도 “정부는 서민 증세를 ‘거위 깃털뽑기’ 정도로 여길지 모르지만 한참 뽑히다 보면 거위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며 “어떤 해명도 분노 가득한 직장인을 설득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거위 깃털 논란’은 2013년 당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설명하면서 “세금을 걷는 것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라며 프랑스 루이 14세의 말을 인용한 데서 불거졌던 말이다.

김경협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공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왜 이렇게 입장이 바뀌었는지, 새누리당이나 최경환 부총리가 아닌 박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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