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골키퍼 김진현 "내가 할 일은 슛 막는 것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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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넘버1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거미손 같은 선방으로 개인 A매치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진현은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뛰며 안정적인 선방과 경기 운영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진현의 진가는 후반에 빛났다. 전반 32분 이정협(상주)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던 후반에 호주는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 로비 크루스(레버쿠젠)를 투입하며 반격을 꾀했다. 그러나 김진현은 후반 24분 네이선 번즈(웰링턴 피닉스)의 위협적인 슛을 손으로 막아낸 데 이어 후반 43분 로비 크루스와 1대1 위기 상황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오른손으로 막아냈다. 결정적인 두차례 선방 덕에 한국은 3전 전승 조 1위를 확정했다.

경기 후 김진현은 "팀이 이겨서 무엇보다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경기에 워낙 집중한 탓에 "(당시 선방 상황에 대해) 솔직히 기억이 잘 안난다. 나중에 비디오 분석을 다시 하며 봐야겠다"고 말했다. 호주전에서 김진현은 상대 팀 에이스 팀 케이힐에 맞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경기를 뛰는 투혼도 발휘했다. 김진현은 "괜찮다. 그동안 체격적으로 강한 팀들도 많이 만났다. 당연히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며 "한 대 맞는다고 주눅 들지 말고 무실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진현은 호주전 승리도 자신보다는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수비부터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모두 열심히 수비를 해줬다. 나는 슛을 막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었다"며 겸손해 했다. 김진현은 "오늘 승리는 오늘만 즐기겠다. 다음 경기를 위해 준비하겠다"며 또한번의 눈부신 선방을 예고했다. 듬직한 대표팀 넘버1 골키퍼다웠다.

브리즈번=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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