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 짜리 동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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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골우체국에 근무하는 나로서는 1원 짜리 때문에 손님과 시비를 하는 일이 자주 있다. 우체국창구에서 전화·전기요금 수납 때는 언제나 1원 짜리 동전이 필요하게 된다. 단단위까지 계산된 요금을 받고 잔돈을 거슬러 드려야하는데『1원, 5원 동전은 필요 없다』는 손님이 있는 가하면『왜 잔돈을 주지 않느냐』항의하는 손님도 있다.
시골우체국에서 1원 짜리 동전을 다량 확보할 수도 없고 해서 10원 짜리를 드리게되면 잔고가 비게 돼 1원 짜리 동전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체국만 손해를 보게된다. 앞으로 단단위 요금은 계산을 않는다니 매일 마감 때마다 하나, 둘 헤던 일도 없어지겠고 손님과 잔돈 때문에 친절봉사를 내세우는 우체국창구에서 말다툼을 안 해서 더욱 좋을 것같다. 이혜구<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항우체국>
몇 년전부터 인가 조그마한 저금통을 책상 앞에 두고 1원 짜리와 5원 짜리 등 잘 쓰지 않는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3세난 조카가 온힘을 다해도 못들 정도로 꽤 모였다. 그러나 1원 짜리 동전의 괄시는 3세난 조카에게 과자 사먹으라고 동전을 주면『삼촌은 가난뱅이야』하면서 팽개쳐버리는 등 어린애에게까지 번졌다. 어떻게 보면 애처롭다못해 동정심까지 가는 1원 짜리의 신세다. 1원 짜리 들의 이런 신세를 가없게 여겨서라도 우리 모두 1원 짜리를 모으는 저금통을 가져 보는게 어떨까. 이수영 <경기 시흥군 군포읍 산본리 45의 40>
10원 짜리 동전은 공중전화를 걸때엔 그이상의 효과를 발휘하지만 1원 짜리는 어느 한 군데 찾아보아도 쓸만한 가치가 없다. 어린아이에게 1원 짜리를 주면 돈이 아니라고 버린다. 구멍가게에 가도 1원 짜리가 끝에 붙는 과자는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공공요금에서 끝에 1원 단위가 붙는 것은 사사오입해서 끝 단위를 떼어 징수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단단위를 사사오입해서 이득을 보는 것은 정부일지, 국민일지 모르겠지만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1원 짜리 동전이 사라지는 대는 아쉬움이 깃든다. 이진숙 < 서울 강남구 반포동 >
며칠 전에 시내버스를 탔다. 차비를 내려고 하니 토큰이 없어 동전을 세어보니 10원이 부족했다. 마침 1원짜리 동전을 모아둔 것이 있어 10원을 보태어 냈더니 안내양의 짜증(?)이 보통이 아니다. 내리면서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안내양의 짜증보다도 1원 짜리를 우습게 여기는 생활태도가 마음에 걸린다. 조영숙 <서울 동대문구 장안2동 727의 80>
십오년 전까지만 해도 1원 짜리 화폐의 위력은 대단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시세공과금이나 수도요금, 전기요금과 전화요금 등으로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길에 떨어진 1원 짜리 화폐는 누구의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신세가 되었다. 화폐로서 화폐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형식적인 단위에 불과한 것이다.
형식적인 면을 실용화하여 일반적 계산에서 원 이하의 전은 계산을 안 하듯이 앞으로 원 단위를 그대로 두되 5원급으로 끌어 올려 사실상 불필요한 1원 짜리 동전은 폐기했으면 좋겠다. 한주명 <서울 마포구 마포동 251>
1원 짜리 동전이 우리 화폐의 기본단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1원 짜리가 화폐로서 통용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렇게 1원 짜리 동전 하나에 대한 경시감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사회는 점차 근본을 생각지 않는 사고의 논리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1원 짜리는 우리화폐의 기본단위다.
당국의 보다 관심 있는 관리와 골동품 아닌 기본 화폐로서의 인식이 우리국민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영욱 <충북 청원군 북일면 외평리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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