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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생의 애환을 노래하며 서민정신을 잘표현|『5월』 『5월의 가슴』…감각적인 언어구사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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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시는 언어의 예술이라할만큼 시의 여러요소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갖는것이 시어다 더구나 시조에 있어서는 시어의 운율적 표현을 요구한다.
그러나 시조에 사용되는 말은 결코 특수한 언어가 아니며「워즈워드」의 말대로 감동적인 본질을 표현할수 있는 말이면 어떤 낱말이나 어휘도 시어가 될수있는것이다.
그것은 시인의 개성에 따라 선택된 언어가 개성적 율격을 지님으로써 시조의 새로운 표현미학을 이루기 때문이다. 시어는 같은 낱말이라 하더라도 그 놓이는 자리에 따라서 전연 다른 의미나 정서의 신선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시조에 사용되는 언어는 낱말 하나의 독립적 기능보다는 한편 시조를 이루는데 사용되는 언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전체적 구조를 이루게된다 시조는 곧 모국어로 표현할수있는 「최선의 순서로 배열한 최선의 언어」였을때 훌륭한 작품의 성취를 얻을수있을것이다.
처음 시조를 쓰고자 할때 그 감흥의 표현에 따른 언어들을 모두 찾은 다음에 쓰는것은 아니다.
시조를 써가면서 적절한 말을 음성, 의미, 형상성등의 고려로 발견해 가는것이다 『탈춤』은 자의인식상황을 민속적 제재(탈춤)로하여 생의 애환을 노래함과 동시에 서민정신을 잘 표출하고 있으며 『이중섭의 그림II』는 <아이들과 끈>의 화상을 시상으로 전환하여 지조로 성공한 작품이다
그 언어 질과 화풍이일치하는 수법이라 하겠으며 두작품이 각기 특성적 개성을 보이고 있다 전자가 주관적 묘사와 의미의 세계를 천착하면서 정서적 감흥을 일으키고 있다면 후자는 보다 객관적 묘사와 대담한 언어구사(구조)로 강렬한 감동을 전달해주는 시조라하겠다.
『꽃과 바람의 좌상』은 제목에 비하여 내용이 약한듯하나 잔잔한 정경과 정서가 세심하게 조탁된 언어들로 내밀한 정감적표현을 얻고 있으며 같은 계절적 소재를 선택한 『5월의 가슴』과 『5월』은 다같이 감각적언어의 구사에 노력을 보인 작품이며 『오똑이』는 현실 의식이 바탕에 깔린 비평적 정신도 엿보이나 그 언어가 시상을 충분히 전달시키지 못하고있는 듯하다.
결국 한편의 시조는 거기에 사용되는 언어의 기능에 의하여 작품으로서의 성취를 이를수있는것이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이루는것이라 할것이다. <김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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