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자신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정상이륙거리의 절반으로 비상이륙에 성공한 중공피납기에는 한국인으로서는 고영일 대한항공747수석기장이 동승했다.
비행 2만 시간 돌파의 기록을 보유하고있는 고 기장은 중국북경태생으로 중국어에도 능통하며 공군전투기 조종사로 6·25에 참전, 북괴를 지원한 중공의 침공을 막기도 해 이번 중공피납기의 동승은 그에게는 묘한 인생의 아이러니가 되고있다.
-비상이륙 때의 심정은.
▲고 기장=이륙 전 트라이던트기종의 성능표를 검토한 후 기술적인 문제점은 없다고 확신했으나 혹시나 하는 부담감을 전혀 없앨 수는 없었다. 더구나 춘천시민들이 대피하고있다는 점에 신경이 쓰였다. 비상이륙에다 첫 항로를 비행하는 중공승무원들의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신경을 쓰다보니 나 자신의 걱정은 할 사이가 없었다.
-○○기지의 비상이륙 때 활주로 상태는.
▲활주로가 짧고 좁기는 했지만 기체중량을 30%만 줄이면 활주거리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활주로 상태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비상이륙방식은.
▲활주로 끝에서 브레이크를 잡고 최대엔진추력을 얻은 뒤 브레이크를 풀어 활주거리를 줄이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륙각도는 14∼15도로 통상 여객기의 이륙각도와 별 차이가 없었다.
-비행 중 대화는.
▲워낙 짧은 구간이어서 비행에 필요한 대화이외에는 시간이 없었다.
내가 직접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을 담당했기 때문에 더더구나 잡담을 나눌 수가 없었다.

<엄주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