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은혜 살려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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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의 집' 김용순 원장이 백혈병과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은혜양을 안고 있다. 최정동 기자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정신지체 장애 아동이 어려운 형편 때문에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 '한나의 집' 김은혜(5)양.

한나의 집은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로 김용순(63.여) 원장 부부가 7년 동안 20여 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대부분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중증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가장 어린 은혜는 정신박약에 뇌성마비까지 앓고 있어 아직 말 한마디 못하고 혼자서 걷지도 못한다. 2001년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오갈 데 없던 은혜를 김 원장 부부는 지금까지 친딸처럼 사랑으로 키워 왔다.

은혜에게 백혈병 판정이 내려진 것은 8월 26일. 은혜가 평소와 달리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해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정밀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이라는 것이다. 은혜는 앞으로 최소 3년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병마와 사투를 벌여야 할 상황이다.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김 원장은 은혜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가슴이 저린다. 정부보조금 없이 주변 교회의 도움으로 한나의 집을 꾸려가는 김 원장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마련하기 쉽지 않다. 지난 추석 때에는 라면으로 저녁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후원의 손길도 끊겨 한나의 집을 운영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은혜의 병간호를 도맡아 온 김 원장마저 피로 누적으로 쓰러져 응급실 신세를 지는 등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김 원장은 "장애를 안고 태어나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것도 서러운데 백혈병이라는 무거운 짐까지 짊어지게 됐다"며 "돈이 모자라 치료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은혜 대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은혜양에 대한 후원 문의는 한나의 집(031-574-7537)이나 김 원장 휴대전화(016-9336-7537)로 하면 된다.

손해용 기자<hysoh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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