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첫 흑인 총독 취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이티 난민 출신의 흑인 여성 언론인 미카엘 장(48.사진)이 27일 캐나다 제27대 총독에 취임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캐나다 최초의 흑인 총독이자 여성으론 세 번째다.

총독은 영연방인 캐나다에서 형식상 최고 지도자인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상징적 지위다. 헌법상 최고위직이다. 장은 프랑스 영화감독과 결혼하면서 이중 국적을 가지게 됐으나 취임 직전인 23일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장은 열한 살 때인 1968년 아이티 두발리에 정권에 반대하던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 퀘벡주로 이주했다.

몬트리올 대학에서 문학과 언어학을 전공한 뒤 약 8년간 여성단체에서 일했다. 이후 프랑스어 방송인 '라디오 캐나다'에서 첫 흑인 리포터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놨다. 총독에 임명되기 전까지 국영 CBC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했다.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등 상도 여러 차례 받았다.

프랑스어.영어는 물론 스페인어.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하다. 한때 암과 싸웠으며, 불임이어서 아이티 출신 여자아이를 입양했다. 지난달 폴 마틴 총리가 장을 총독으로 임명하자 일부에선 그가 퀘벡 분리주의자들과 친하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장의 임기는 2010년까지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