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성난 황소' '천국의 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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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필름이 없어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70년대 미국영화 걸작들을 극장에서 만날 기회가 왔다. 필름포럼과 서울시네마테크가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종로2가 필름포럼 2관(www.filmforum.co.kr)에서 '70년대 미국영화 특선'을 마련한다. '성난 황소' '천국의 문' 등 걸작으로 꼽히는 일곱 편의 영화가 준비돼 있다.

특히 '디어 헌터'로 유명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천국의 문'이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당시 40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실패, 당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였던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를 몰락시킨 주역이다. 하지만 유럽에선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저주받은 걸작'이기도 하다. 필름포럼 기획실 유맹철씨는 "국내에선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라며 "149분짜리 재편집본이 아닌 러닝타임 219분짜리 오리지널 판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 관련 서적에 단골로 등장하는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성난 황소'도 놓치긴 아깝다. 복싱 영화이면서도 '록키'와는 대조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링 위에선 무적으로 군림하지만 아내와 동생까지 폭력의 희생양으로 삼고 마는 광기의 복서를 로버트 드 니로가 열연했다.

'미국 영화의 시인'으로 불리는 테렌스 맬릭의 데뷔작 '황무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스트로 독' '비열한 거리' 등이 상영된다. 02-764-4225.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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