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환상적 자연, 빛으로 녹여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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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주도의 문화와 자연환경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를 조명 작품에 충분히 녹여낼 생각입니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명작가 브루스 먼로(55·사진)가 지난 6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았다. 오는 9월부터 두 달간 열리는 ‘제주 LED 아트 페스타’에서 아시아에서는 처음 선보일 그의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그는 7일엔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제주 야간관광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미국과 영국·프랑스·스페인 등에서 창조적인 조명 작품들을 선보여온 그는 전구 1만여 개가 내뿜는 장관을 연출하기로 유명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전구 하나하나에 숨결을 불어넣은 듯 정교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별빛을 형상화한 ‘필드 오브 라이트(Field of Lights)’와 60만 장의 버려진 CD로 만든 ‘CDSea’ 등이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처음 방문한 제주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제주도의 3가지 독특한 요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돌·바람·여자가 많다는 삼다(三多)가 그것이다. 이는 거지·도둑·대문이 없다는 삼무(三無)와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문화 키워드다. 그는 “3가지 중 제주의 바람에 관심이 많다”며 “이를 작품에 최대한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 특유의 화산 지형인 ‘오름’도 주된 관심사다.

 그는 “제주도처럼 섬으로 이뤄진 영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서인지 제주도에 더욱 친밀감이 든다”며 “제주도의 자연을 최대한 살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작품을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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