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U 서울총회와 북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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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제의회연맹 (IPU)회의는 해마다 봄과 가을 두차례 열린다.일반적으로 가을회의를「총회」라고 한다.
지난해 가을 로마에서 열렸던총회는 오는 10월 서울서 총회를 갖기르 표결로 결정했고 서울종회는 제70차 총회가된다.
장소를 바꾸어가며 한해에두차례씩 전체 회의와 집행위윈회및 이사회등을 열어 일부에선
「관광회의」라고 꼬집기도한다.
99개국을 회원국으로 갖고있는 IPU는 그동안 큰 문제없이 각국 의원간의 상호교환정도의 회의였다.
다만 76년 모스크바총회가크렘린당국의 한국대표단에 대한 비자발급거부로 유산된 일이 있지만 이번처럼 회의장소에 이의가 나온것은 처음이다.
25일부터 핀란드 수도 헬싱기에서 열리고 있는 IPU회의가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것은 서울총회개최에대해 일부 의원국이 이의를제기한 때문이다.
서울총회개최반대안은 마다가스카르등이 내놓았지만 북한의 충동에 의한것은 두말할 나위도없다.
북한이 IPU의 서울총회를 기를 쓰고 저지하려는것은 IPU말고도 86년의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울림픽을 겨냥한것으로 서방관측통들은 분석하고있다.
로마총회에서 IPU서울총회개최가 결정된 이후 북한은줄곧 『우리가 평화통일을 하려고 하지만 한국이 북침준비를 하고있다』면서「그런 곳에서 어떻게 국제회의를 할수 있느냐』 는 말로 서울총회의 부당성을 주장해왔다.
북한의 의도는 IPU의 서울총회를 저지함으로써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때도 같은논리롤 퍼려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북한의 IPU서울총회 방해공작은 말그대로 필사적이다.이들은 IPU회의이래 최대규모인 29명의 대표단을 파견했고 보도원까지합치면 약40명이나 된다.
이례적으로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과 고여운형씨의 딸인 여약구부의장까지 동원한북한은 헬싱키 시내 인터컨티넨틀호텔등 3개호텔에 나누어 묵으면서 서울총회의 부당성을 각국대표들에게 설명키 위해 온종일 동분서주하고있다.
이들의 공작이 하도 끈질겨 서총총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각국대표들은벌써 식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대표들은 한국대표단과화의장주변에서 마추칠 경우공공연히 적개심을 드러내고 인사조차 받지않을만큼 굳어져 있다.
공산권 루마니아 대표조차『오는 가을 서울에 가겠다』고말할만큼 대세가 기울어져 있어 북한측의 움직임이 더욱어색해 보일 정도다.
어떤 회원국 대표들은 『헬깅키에 갑자기 「동양사람」 (북한측을 지침하는듯) 이 많아져 어리둥절하다』 고 말하기도 한다.
북한대표들은 24일 집행위가 서울총회개최의 합법성과타당성을 강조한뒤 더옥 긴강한 모습이다.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와 함께 한국대표단이 악수를 청해도 애써 손을 뒤로 감추는 북한대표들을 보면서 분단한국의비극을 새삼 절감할수 밖에 없다.<혤싱키=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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