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같은 연고 팀 라이벌전 '더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더비 매치'란 같은 도시나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끼리의 라이벌전을 말한다.

더비는 19세기 중엽 런던 북서부에 있는 소도시 더비(Derby)에서 기독교 사순절 기간 세인트 페터스팀과 올 세인트팀이 치열한 축구 경기를 벌인 데서 유래한다.


이탈리아에는 주세페 메차-산시로 경기장을 함께 쓰는 인터 밀란과 AC 밀란의 '밀라노 더비'의 열기가 가장 뜨겁고, 올림피코 스타디움을 함께 쓰는 AS 로마와 라치오의 '로마 더비'도 이에 못지 않다.

더비가 열리는 날은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돼 양편을 갈라놓고, 경기장 내에서는 형형색색의 카드섹션과 붉게 타오르는 홍염(洪焰)이 분위기를 돋운다. 더비에서 진 감독은 온갖 비난을 뒤집어쓰고, 종종 곧바로 경질되는 수도 있다.

더비는 계층.종교 등에 따라 응원 팀이 나뉘기도 한다. 아르헨티나의 리버 플레이트(중산층)-보카 주니어스(빈민층),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신교)-셀틱(구교)이 대표적인 경우다.

2002~2003 시즌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전력이 훨씬 처지는 맨체스터 시티가 1승1무로 앞섰다. '전력 외 요인'이 승부에 크게 작용하는 더비의 속성이 잘 드러난 경우다. 리버풀과 에버튼의 '리버풀 더비'는 '축구 신동' 마이클 오언(리버풀)과 웨인 루니(에버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일본에는 지난해 J-리그 챔피언 주빌로 이와타와 안정환이 뛰고 있는 시미즈 S-펄스의 '시즈오카 더비'가 있다.

한국의 K-리그에도 더비로 발전할 수 있는 라이벌전이 있다. 수원 삼성과 안양 LG의 경기다. '南경기 더비'라고나 할까.

안양과 수원은 서울 남쪽에 나란히 붙어 있고, 축구단의 모기업은 재계 라이벌이다. 안양 팬들이 수원 블루윙즈를 '닭날개'라고 부르고, 수원 팬들이 안양 치타스를 '치토스'(과자 이름)라고 낮춰 부르는 것도 양팀의 라이벌 의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양팀간 경기 며칠 전부터 인터넷은 이들의 기세 싸움으로 달아오르고, 경기 내내 양쪽 골대 뒤 서포터스 존은 응원전으로 뜨겁다.

올시즌 첫 '수원-안양 더비'는 오는 1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