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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네거리, 하루 2번 '쿵' 교통사고 블랙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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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하루 두 차례 ‘쿵’하고 교통사고가 난다. 운전자 등 시민 3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는다. 지난해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앞산네거리가 이랬다. 659건의 교통사고가 났고 945명이 다쳤다. 2013년에도 598건의 사고로 무려 89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대구 도심에는 시민들이 핸들을 한 번 더 고쳐잡고 긴장한 채 지나야 할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 20곳이나 된다. 대구경찰청이 지난해 대구 8개 구·군에서 발생한 1만4492건의 교통사고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박기영(47)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지난해 대구시에서 교통사고로 173명이 사망했고 2만534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안전운전을 강조하기 위해 도심 주요 교차로를 중심으로 사고 다발 지역을 골라냈다”고 말했다.

 경찰이 뽑은 전체 20곳의 교통사고 다발 지역 중 1위는 대명동 앞산네거리였다. 다음은 상인네거리가 있는 달서구 상인동이다. 지난해 431건의 사고가 났고 575명이 다쳤다. 동대구역네거리가 있는 동구 신암동(419건 사고, 591명 부상), 내서네거리가 있는 서구 내당동(409건 사고, 636명 부상), 황금네거리가 있는 수성구 범어동(393건 사고, 559명 부상) 등이 뒤를 이었다.

 교통사고 다발 지역의 교차로는 도로 구조물에 가려 교통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었다. 교차로로 진입할 때 차량의 평균 속도가 시속 60㎞ 이상이라는 점도 비슷했다.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김학용(46) 경위는 “신호등을 잘 보이게 하고 시속 10㎞ 정도만 속도를 줄여도 교통사고를 최소 20% 이상 줄일 수 있다”며 “도심 주요 교차로의 안전 진입 속도는 시속 50㎞”라고 말했다.

 경찰은 교통사고 다발 지역의 주요 교차로 20곳을 다음달까지 대대적으로 손볼 예정이다. 우선 신호등을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교차로 신호등 옆에 붉은 빛이 계속 번쩍이는 위험 신호등을 별도로 단다. 운전자가 이를 보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신호등을 찾아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험’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별도로 설치하고 경찰관을 상시 배치해 운전자들이 늘 긴장하며 이 지역을 지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교통사고 10건 중 6건은 딴 생각을 하다가 일어났다.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1만4492건의 교통사고 중 9134건은 운전자의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이었다. 딴 생각을 하다가 도로 구조물과 추돌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다가 보행자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를 내는 식이다. 경계와 긴장만 유지하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었다는 의미다.

 대구의 자치구 중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난 곳은 3669건이 발생한 달서구였다. 이어 북구와 수성구·동구 순이었다. 사고 대비 사망자가 제일 많은 지역은 달성군이었다. 910건의 교통사고가 났는데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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