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위주 「주문식 단제」 반찬수 줄어 값만 올린꼴|"낭비없는 식사"는 뒷전 권해수<서울관악구신림1동1614의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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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일요일 우연히 외식을 하게돼 종로2가의 한식집을 갔었다. 밖에는「주문식단 시범업소」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식사는 갈비탕을 시켰는데 가격은 종전과 같았다(l천6백원). 그러나 탁자 위에 놓인 것은 기본반찬(김치·깍두기)과 갈비탕 백반이었다. 즉, 종전과 같은 가격에 반찬의 수는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주문식단제 실시업소에서 종전과 같은 반찬을 가지고 식사하려면 종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것이다(즉, 갈비탕 한그릇에 2천여원).
주문식단제 실시의 의도는 애초에 낭비없는 식사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낭비없는 주문식단제는 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가? 가격은 종전과 같은 상태에서 반찬의 수가 급격히 줄었거나, 종전과 같은 식사를 하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된다. 왜 주문식단제 실시로 얻어지는 이익이 업자에게만 돌아가는가? 과연 주문식단제가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업자를 위한 것인지를 관계당국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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