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후반국회의 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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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예감 속에 제116회 임시국회가 11일 개회되었다.
회기 20일의 이번 국회는 국회의 강단 및 상임 위윈장의 선출등 원의 구성을 마치고 국정전반에 걸친 정부측보고를 청취한 다음 대정부질문을 벌이게 된다.
이번 임시국회가 각별히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11대국회 후반기의 첫 임시국회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면 발언의 열도는 높아지고 강경론이 으례 득세해왔다. 85년을 의식, 정치헌안에 대한 여야의 공방은 치열해질 것이고 김근조씨 폭행치사사건,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등 최근 일어난 몇가지 문제들에 대한 야당의 추궁도 신랄할 것으로 보인다.
민한·국민당등 야권은 12대 총선을 의식하면서 나름대로 자기 정당이 존재하는 의의를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해 부심할 것이고 집권 민정당은 야당의 이 같은 정치공세에 대해 다수의 힘으로 대처한다는 원내전략을 굳혔다고 한다.
특히 민한당은 김근단씨 폭행사건의 진상을 추궁, 관계장관의 인책사퇴를 요구하기로 당논을·정했으며, 국회법및 선거법개정등 이른바 정치의안에 관해서도 이번에는 무엇인가얻기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것같다. 따지고 추궁할 이른바「호재」가 많아 이번 임시국회는 모처럼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실수를 집권당이 무조건 두둔함으로써 의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깨진 일이 적지 않았다.
국회의 토의란 하나의 요식 행위인양 인식된 채 야당의 공세에 대해 여당이 수세에 몰리는듯하다가도 다수의 힘에 의한 여당의 독주로 끝나고 마는 일을 수없이 경험해왔다.
오늘날 그런 바람직하지 못한 전철이 되풀이되지 말아야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화정치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상반되는 부분에 대해 양보와 절충을 할줄 아는 아량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자기의 영역은 조금도 침해당하거나 내주지않으려는 풍토속에서 참다운 대화정치는 꽃피울 수 없는 것이다.
대화를 통한 민주적인 의회운영은 민정당이 내건 슬로건의 하나였다. 국회의윈들의 이권개임· 사리추구등 부조리는 새공화국 발족 이후 거의 사라진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 즉 의회정치의 민주적 운영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의회제도는 이해를 달리하는 각계 각층의 광범위한 의견을 모아 여과하는 과정이다. 비록 소수 의견이라도 이를 묵살하려 하지 않고 경청하는 노력이 있어야 의회정치는 궤도를 찾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한층 두터워지는 것이다..
정치의 선진화야말로 「선진단국창조」의 견인차임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선진국의 척도는 경제나 물직적인것보다 오히려 정치의 선진화여부에 달려있다는 인식을 새롭게해야할때다.
지난날 우리의 혜정사가 너무 기구했기 때문에 의정 선진화에 대한 바람은 한결 절실한 것이다.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권당쪽의 역능이다. 과거 야당의 극한적인 반대는 여당의 독선·독주에 대한 소외감이랄까, 콤플렉스에도 그 원인의 일단이 있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다수당의 아량과 양보, 그리고 소수당의 토론과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진지한자세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정치선진화의 지름길이다.
원내각당이 다짐한바 새로운 의정상이 쟁점 많은 이번 국회에 어떤 모습으로 투영될지 주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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