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블라우스|부드럽고 장식 살린 것이 주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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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제부터 화사한 봄 햇살과 미풍 속에 경쾌한 블라우스 차림이 돋보이는 날씨. 비교적 손쉽게 장만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표정을 갖고있는 블라우스는 두터운 겨울 옷을 벗어버린 후의 한봄의 맵시로 제격이라 인기가 높다. 올봄 한국에서 선보이고 있는 블라우스들은 대체로 부드럽고 지극히 여성적인 빛깔과 디자인의 것들. 구미의 패션흐름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특히 눈에 두드러지는 빛깔들은 우유가 섞인 듯한 부드러운 파스텔조의 하늘색·산호색·노란색·분홍색·연두색·보라색등.
디자인은 가슴·어깨·등·소매부분에 작은 주름을 잡아 색실로 얽은, 아직까지는 유아복에 주로 활용되어온 스모킹을 넣은 것이 많다.
블라우스의 빛깔에 맞는 가늘고 긴 타이칼러를 붙이거나 커다란 리번을 붙인 것도 자주 눈에 뛴다.
소매가 상당히 강조되고 있는 것도 올해 봄 블라우스의 특징 중의 하나. 편안하고 넉넉한 래글런 슬리브가 상당히 많이 나와 있다. 또 소매선을 떨어뜨리고 주름을 넣은 것, 터크를 넣어 여유를 준 것 등이다.
일반적으로 소매의 통이 넓어져 여유가 있어짐에 따라 소매기장에도 변화가 있다. 종전의 일반적인 10푼 기장보다는 7푼 기장의 소매, 반소매 등이 많다. 이는 경쾌한 블라우스의 느낌과도 잘 어울리는 기장이라는 것이 패션디자이너 정영자씨의 얘기다.
옷감은 부드러운 촉감과 매끄럽게 흘러내리는 선이 지극히 여성적인 실크의 특성에 물빨래를 할 수 있다는 실용성을 더한 이른바 물실크, 폴리에스터 실크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밖에 블라우스감으로 항상 인기인 부드럽고 얇은 천연 섬유 목면(코튼 보일등), 목면과 폴리에스터합섬의 TC 등이 있다.
흔히 아사라고 불리는 얇고 부드러운 마도 최근 크게 인기가 있는 옷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부드럽게 흐르는 선을 살려 입을 수 있는 위생적인 고급의 천연섬유 옷감인 목면과 마직은 한국의 가공기술이 외국에 비해 뒤져 수입 옷감이 많이 사용된다. 따라서 이런 옷감을 쓴 블라우스는 가격이높다.
계절마다 빛깔·디자인이 크게 또는 작게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감각만 있는 여성이라면 오래된 블라우스도 새로운 느낌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정씨의 얘기다.
단조로운 셔츠칼러의 블라우스라도 밝은 색 프린트의 작은 네커치프를 칼러 밑에 매주면 새로운 표정이 생긴다. 블라우스의 윗 단추 2개를 열고 목에 긴 머플러를 감아 블라우스 안쪽으로 넣어도 멋쟁이 차림이 된다.
요즈음 유행하는 큼직한 리번을 만들어 붙여도 좋다. 감색이나 밤색 등의 짙은 단색옷감을 40cm정도 사서( 90cm폭의 경우)폭 10cm, 길이 1m40cm의 타이를 만들면 여러 종류의 단순한 블라우스에 폭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단색 대신 밤색에 흰색, 감색에 흰색, 흰색에 빨간색의 물방울 무늬옷감을 이용해도 좋다. 폭 1.5cm, 길이 1m20cm정도의 테이프를 만들어 타이처럼 묶어도 좋다.<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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