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둑 온통 '이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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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가을 바둑계가 온통 '이창호'라는 이름뿐이다. 3개 기전의 결승전에서 최철한 9단, 유창혁 9단, 박영훈 9단 등 3명의 강자를 맞이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세계기전과 이벤트 등에도 이창호가 대부분 주인공이다. 그 바쁜 와중에도 승률은 80%를 상회한다. 막강한 신예들이 모두 숨을 죽인 가운데 30대에 접어든 이창호가 가을의 전설을 쓰고 있다.

이창호 9단은 최철한 9단과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전을 두고 있다.

지난주 중국에서의 1국에 이어 21일의 2국도 21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해 2대0으로 앞서고 있다. 한 판만 더 이기면 '천적' 최철한을 꺾고 우승을 거두게 된다. 그동안 최철한에게 도전기에서만 세 번 잇따라 패배했던 이창호가 첫 승리를 거두게 되는 것이다.

14일엔 유창혁 9단과 KBS 바둑왕전 결승전 1국을 둔다. 유 9단은 전성기였던 1997년 이 대회 결승에 올라 이창호를 2대0으로 꺾고 우승한 일이 있다. 속기전에선 생애 딱 한 번의 우승이다. 이창호는 7번이나 우승하며 속기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또 한번의 우승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10월 4일에는 박영훈 9단과 1회 한국물가정보배 결승전을 시작한다. 지난 14일엔 조훈현 9단과 301번째 사제대결에서 승리했다. 국수전 승자 4강전에서 백 불계승을 거두며 승자 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한동안 슬럼프 조짐마저 보였던 이창호. 그러나 올 가을에 벌어지는 거의 모든 기전에서 이창호의 깃발이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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