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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제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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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늘의 세계경제를 혼란에서 구해낼 경제학은 없는가.
근년 세계각국의 정책가들, 기업인들. 시민들의 입에서 비구처럼 나오는 얘기다.
수차례의 석유위기, 30년대 이후 최대의 세계불황을 겪으며 그 누구도 명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한 냉소와 개탄 같다.
「애덤·스미드」의 자유주의 경제론,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혁명론, 「케인즈」의 이른바 「불황의 경제학」은 이미 기대를 거는 사람도 별로 없다.
「케인즈의 혁명」으로 불리는 명저 『일반이론』(1936년)은 한때 미국을 불황에서 구출한 뉴딜 정책의 이론적 지침이 되었었다. 그러나 최근엔 칠레의 경제를 망친 것은 「케인즈」라는 참담한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새로운 경제학」의 대망론은 결국 이런 현실에서 비롯되고 있다.
「레이건」 집권 후, 이른바 「레이거 노믹스」의 이론적 기둥이 된 「밀턴·프리드먼」 교수(미 스탠퍼드대)의 「공습중친경제』도 아직은 기대보다는 불안이 더 많다. 「새로운 경제학」의 자리를 차지하기엔 그 뿌리가 약한 것 같다.
최근 이런 논의 가운데 「일렉트로닉스(전자) 혁명」에 의한 기술혁신은 의외로 새로운 경제학을 태동(태동) 시킬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우선 「경, 박, 단, 소」를 지향하는 전자문명의 특징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멱」 이래의 기술혁신은 「생산량의 확대」에 기여해 왔다. 그 결과 「대량생산」이 일반화하고 인류는 그 「풍요 속의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
경제학의 중추적 개념이 되고 있는 「국민 총생산」(GNP)이라는 말 자체도 기본적으로는 물량을 가름하는 척도다.
그러나 오늘의 기술혁신은 「소형화」가 중심 과제이며, 양보다는 핵솔을 추구한다. 반도체산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중, 후, 장, 대」의 체질을 가진 중화학 공업만 해도 오늘의 기위혁신 효과로 원재료비의 비중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종래의 경우와 대비, 동일보상고를 기준으로 철촉에서 원재료비의 비중은 30%나 감소되고 있다.
그만큼 생산유발계수가 저하되고, 따라서 보상고의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기술혁신에 의해 효율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GNP는 거꾸로 축소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는 논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것은 「애덤·스미드」의 『국부론』적 견해로는 빈곤을 자초할 것 같다. 그러나 GNP가 늘어나지 않아도 사람들의 생활이 보다 윤택하고 편리해질 수 있다는 실증은 벌써 경험하고 있는 일이다.
분명 이것은 중대한 설화다. 바로 이런 현실에 맞추어, 경제학도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가설이지만 그 「착안」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요즘 일본 경제신문의 한 기획기사에 소개된 내용임을 후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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