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내년도 인플레 1000% 될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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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내년 물가가 100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프란시스코 로드리구에즈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볼리바르화의 환율을 대폭 조정하지 않는다면 3자리 수(100% 이상)의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다. 1000%가 넘는 네 자리수 인플레이션을 기록해도 놀랍지 않다”고 30일(현지시간) 강조했다.

원유 가격 하락으로 재정 수입이 급격하게 줄었지만 적자를 메우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지난 12개월간 물가는 63.3%나 오르며 남미 국가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수출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익원이다. 외화 수입의 90%와 정부 지출의 절반 가량이 원유 수출에서 나온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유가는 배럴당 117.5달러다. 하지만 31일(현재) 서부텍사스유(WTI)의 가격은 배럴당 56.52달러다. 6월 이후 유가는 반토막 났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도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유가하락에 따른 경제 불안이 커지고 물가 상승 등을 지적하며 신용 등급을 낮추고 있다. 피치도 18일 베네수엘라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두 단계 낮췄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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