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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기프팅족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1 바이박스 윈터 기프트 W박스. 양가죽 장갑과 라쿤털 키링, 소이 캔들로 구성. 4만9500원. 2 바이박스 옴므 박스. 브리프 케이스, 니트 타이, 가죽 팔찌, 양말로 구성. 남성 매거진 에스콰이어 패션디렉터 이현범이 추천했다. 5만9500원. 3 테이블 플라워의 라지 사이즈 플라워. 꽃다발과 화병, 플라워 컨셉트 카드로 구성돼 있다. 2만4000원. 4 바이박스 그린블로섬 박스. 발레리나 강예나와 브랜드 쌀뤼드미엘이 협업해 제작한 목걸이 3점과 팔찌 1점으로 구성. 7만9500원. 5 럭키박스. 상자 한 개당 1만원으로, 1만~5만원 범위 내의 귀걸이 한 쌍이 들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현관 앞에 예쁜 꽃다발 박스가 배달된다. “고객님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꽃이 들어 있습니다. 조심해서 다뤄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다. 플라워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정기구독한 꽃이지만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것처럼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풍요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태어난 큐레이션 서비스는 패션 소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꽃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셀프 기프팅족을 위한 새로운 쇼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발레리나 강예나, 방송인 홍석천, 요리연구가 홍신애-. 각자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전문가이자 남다른 감각을 지닌 패셔니스타들이 제작·선정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큐레이션 서비스 기업인 ‘바이박스(bybox.co.kr)’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 멘토로 참여했던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간호섭 교수가 지난해 5월 출범시켰다. 나오는 ‘큐레이션 박스’들은 며칠 안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가 참여했던 ‘김성일 박스’는 출시 3일 만에 매진돼 3차에 걸쳐 추가 주문이 진행되기도 했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취향을 분석해 내게 어울리는 물건을 추천해 주는 판매 방식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작품이나 유물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큐레이터가 있듯 전문 큐레이터가 제품을 추천하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별한 가치나 의미를 지닌 물건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자기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끼고자 하는 셀프 기프팅족이 주 고객이다.
 직장인 최정희(34)씨는 “큐레이션 박스는 누군가가 세심하게 고른 선물을 받는 느낌”이라며 “전문가가 이름을 걸고 고른 제품이라 품질도 좋은 데다 시중가보다 저렴해 자주 구입한다”고 말했다. 바이박스의 마케팅&홍보 담당 양현강 이사는 “매월 새로운 박스를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회원의 절반가량된다”며 “이들은 가격이나 할인 여부보다 상품 자체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
‘저 사람이 추천한 거라면 믿을 수 있어’ ‘저 사람이 고른 거 한번 써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 박스다. 사람들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따라 하고 싶었던 유명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안목’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중가보다 50~70% 할인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큐레이션 박스의 인기 요인이다.
 큐레이션 박스는 대부분 정기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제품 특성에 따라 1주일·2주일·1개월 단위로 배송된다. 분야도 다양하다. 초기 큐레이션 박스는 실용적인 제품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최근에는 한 단계 진화해 더욱 특별한 가치를 지닌 프리미엄 제품도 많이 나온다. 처음에 중저가 화장품으로 구성했던 미미박스(www.memebox.com), 글로시박스(www.glossybox.co.kr) 같은 뷰티박스들은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스페셜 기프트 상자를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중저가 샘플 화장품이 지겨워진 여성들은 명품 화장품을 구성해 배달하는 W박스(www.wbox.co.kr)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 과자와 간식으로 구성된 고메이박스(www.gourmetbox.co.kr), 프리미엄 식품을 소개하는 푸드플랩(www.foodplab.com)에도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꽃말 쓴 카드, 꽃병 곁들여
일상적으로 구입하기 쉽지 않은 아이템 중 하나가 ‘꽃’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계절과 시즌에 맞는 꽃을 예쁘게 포장해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도 있다. 상자를 열면 초록·분홍·노란색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은 꽃다발이 들어 있다. 플라워 큐레이션 서비스인 꾸까(www.kukka.kr)는 꽃다발과 함께 꽃의 명칭과 꽃말이 담긴 컨셉트 카드를 함께 배달한다. 예쁜 화병도 함께다. 1회 배송에 2만3900원이다. 테이블 플라(www.tableflower.kr)는 스몰과 라지 사이즈 꽃다발을 각각 1만1900원·2만4000원(배송료 3500원 별도)에 배달해 준다. 테이블 플라워에서 꽃을 구독 중인 김희원(38·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나 책, 음악과 연관된 주제와 함께 꽃이 배달되는데,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감성을 자극해 생활이 한층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일주일에 수백 권씩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내 추천해 주는서비스도 있다. 리디북스(www.ridibooks.com)는 독자 성향에 따라 책을 추천하는 개인형 맞춤 서비스, 즉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개인 사서가 있는 셈이다. 내 취향에 맞게 추천한 전자책 중에서 골라 간편하게 읽으면 된다.

<글=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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