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클릭] 유코스 전 회장의 합법적 '탈옥'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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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혹은 '빠삐용'? 러시아 석유기업 유코스 전 회장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8일 교도소장에게 하원의원 출마신청서를 제출했다. 탈세 등의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그가 "새로운 밀레니엄의 리더십"을 주창하며 12월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당선되면 면책특권으로 석방된다.

그는 한때 러시아 최고 갑부였다. 시가 20조의 석유회사의 오너로 개인재산만 15조. 그런데 푸틴 대통령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야당에 정치자금을 주고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기업인이 정치에 간여해선 안 된다는 크렘린의 불문율을 어긴 괘씸죄로 2003년 말 구속됐다.

그는 무릎 꿇지 않았다. 1심 선고를 받자 바로 항소했다. 같이 구속된 동료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며 단식투쟁했다. 그 사이 동정 여론도 쌓였다. 그를 지지하는 정당 우파연합이 지지 서명운동에 들어간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는 28%. 탈옥에 성공할 수도 있다. 간수(푸틴) 하기에 달렸지만.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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