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울고 눈에 웃고… 기상관련 다큐 MBC '하늘의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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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보며 자연 앞에 왜소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생각한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것은 매일 어디선가 일어나는 일상이련만, 조금만 많이 오고 조금만 많이 내리면 곧바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니, 한치 앞도 모르고 까불어대는 경박함이여-.

MBC가 15일 밤 11시5분부터 두 시간 동안 방송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하늘의 선물'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재미나게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똑같이 내리는 눈과 비에도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사람은 우는, 기상과 현대인의 상관관계를 한눈에 비교했다.

1편 '눈'은 눈 속에서 울고 웃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노체인 공장과 스키장에서는 첫눈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반면 전국의 도로와 철로를 지키는 제설요원들은 눈과의 사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최다강설지역인 울릉도에서는 특유의 겨울나기 비법이, 폭설이 찾아든 강원도에서는 그림 같은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다.

2편 '비'에서는 한줄기 봄비에도 엇갈리는 사람들의 표정을 담았다. 꽃축제마다 따라다니며 낙화를 부채질하는 비, 산불이 다 꺼진 후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 아카시아 양봉업자에서부터 서울 명동의 노점상까지, 한줄기 봄비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아직까지 다랑이 논이 남아 있을 수 있게 하는 녹샘댐의 비밀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에 떨어지는 빗물의 운명도 조명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기대치에 '하늘은 늘 무심하다'느니 '변덕스럽다'느니 하는 원망을 내뱉지만 "하늘의 재앙은 긴 축복을 위한 잠시의 시련일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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