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예상 뒤엎은 현 체제고수|당내 불만 많아 후유증 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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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민당에 또 한 차례 인사내분이 터질 것 같다. 11일 발표된 김종철 총재의 당직개편내용이 당내의 일반적인 기대에 부응치 못한 채 당3역 유임이란 결과로 나타난데 대해 많은 소속의원들과 당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즉각 사퇴성명을 낸 이만섭 부총재나 사의를 보이고있는 조일제 정책위의장, 김종하·김유복·이성수 특별보좌역 등이 쉽게 생각을 바꿀 것 같지 않다.
사실 이번 개편내용은 그 동안 김총재 자신의 발언이나 당내분위기로 보아 한마디로 태산명동서일필격이다. 김총재는 지난 3일의 전당대회 직후부터 「당내분위기 일신」이니, 「총선체제」니 하는 말로 대폭개편을 시사하면서 「상식선」의 인사를 다짐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당내 상식선도 아니요, 더더구나 「대폭」도 아니었다.
당내에는 이번 인사가 김총재 자신의 본심과도 거리가 있으리란 분석이 많다. 김총재 스스로는 이번에 대폭개편을 단행해 원외총재라는 리더십도 보장하고 분위기일신도 꾀할 뜻이 있었으나 당내인맥·대외적인 고려 등으로 초지가 꺾었으리라는 얘기다.
기능·업무가 당3역과 중복될 수밖에 없는 당무·정책·국회담당의 총재특별보좌역을 신설한 것도 김총재의 고민을 보여준 예다.
김 총재가 이런 궁여지책의 인사에 대한 당내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할는지 앞으로의 국민당 집안사정이 주목된다. <유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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