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춘 전 인하대 교수 제자들 위해 1억원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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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에 정년 퇴직한 70대의 전직 교수가 후학들을 위해 1억원을 내놓았다. 이익춘(77) 전 인하대 화학과 교수는 12일 "화학을 공부하는 후학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20여 년 동안 강의했던 인하대 화학과에 기탁했다. 1994년에 인하대에서 정년 퇴직한 이씨는 화학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한림원상과 서울시 문화상, 평안북도 문화상, 두 차례의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인하대 재직 중에는 박사 31명과 석사 50명 등 고급 과학인력을 길러낸 것 외에 모두 378편의 연구논문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했다. 은퇴 후에도 왕성한 연구활동을 계속해 152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연구 업적이 인정돼 7월 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에 선정됐다.

이씨는 "인하대에 화학과가 설립될 때부터 재직한 인연으로 강단에서는 물러났지만 학과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며 "훌륭한 후배들이 계속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후 자금을 아껴 쓰기로 하고 발전기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홍승용 인하대 총장은 "늘 검소한 생활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 온 이 교수님의 제자 사랑을 기리기 위해 매년 화학과 학생 두명을 선정해 각 10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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