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더빙 도전기, 애니메이션 '일곱난쟁이' 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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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일곱난쟁이’(영제 The 7th Dwarf, 12월 24일 개봉, 헤랄드 지페르만·보리스 알지노빅 감독)는 마녀의 저주로 얼어버린 로즈 공주와 왕국을 구하기 위해 일곱 난쟁이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중 가장 활약이 도드라지는 건 막내 난쟁이 보보. 신발 끈도 혼자 못 맬 정도로 어리숙하지만,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이 물씬하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 tvN)와 ‘신의 선물-14일’(2014, SBS)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던 그룹 B1A4의 멤버 바로(22)의 목소리다.

첫 애니메이션 더빙
“조금 걱정했다. 표정이나 몸짓 없이 목소리 하나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최대한 표현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더빙에서는 대사 전달력도 중요했다. 그래서 대사에 높낮이를 주면서 조금은 과장되게 들릴 만큼 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실 보보처럼 발랄한 성격이 아니어서 녹음 내내 기분이 고조돼 있는 상태를 유지하느라 애썼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
“극 중 보보는 이제 막 친구가 된 용 버디가 죽은 줄 알고 슬퍼하며 그의 곁에서 혼잣말을 한다. ‘불을 뿜지 못해도 탭댄스 하나는 최고였어’라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녹음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내가 느낀 만큼 표현되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녹음했는지 모른다. 더빙을 마치고도 ‘아, 내 표정까지 보면 이 마음을 모두가 느낄 수 있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연기라는 꿈
“아이돌 가수를 꿈꾸기 전에 배우가 되고 싶었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연기의 맛을 봤다. 연극영화과에 가겠다고 안 하던 공부도 갑자기 열심히 했다. 사실 그 전까진 꿈도 없었다. 축구를 좋아하던 평범한 아이였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가 캐스팅된 매니지먼트사를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가수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기회다 싶어 그때부터 음악에 몰두해 B1A4로 데뷔했다. 우연찮게 다시 연기를 하게 된 걸 보니 신기하다.”

튀지 않게 연기하는 법
“꼼꼼하게 캐릭터 분석을 하기보다는 내 방식대로 역할을 이해하고 연기하려 한다. 대본을 읽고 이 배역은 어떤 사람이라는 틀을 대강 잡고, 현장에서는 의상·소품 등으로 꾸며놓은 상황에 순간적으로 몰입한다. 그와 동시에 튀지 않게 연기하려고 유념한다. 내 연기가 극에 편안하게 스며들도록.”

영화와의 대화
“시간 날 때마다 영화를 많이 본다. 혼자 극장에도 자주 간다. 영화를 보면 나 자신과 오래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 최근에는 유연석 형의 추천으로 ‘인투 더 와일드’(2007, 숀 펜 감독)를 봤다. 정말 재미있었다. 여행에 관한 영화인데, 보고 나니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웃음). 연기 실력을 쌓아 ‘건축학개론’(2012, 이용주 감독)의 어린 승민(이제훈)처럼 내 또래 대학생 역할로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

글=김나현 기자 사진=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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