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여왕 김세영 "새해 목표는 US오픈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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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2년 연속 장타왕에 오른 김세영(21·미래에셋·사진)은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최종 퀄리파잉(Q) 스쿨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공동 6위를 차지하며 가볍게 풀 시드를 따냈지만 가장 자신 있었던 파워에서 주눅이 들었다.

 김세영은 Q스쿨 최종 라운드에서 아리야 주타누가른(19·태국)과 한 팀이었다. 2013~2014년 국내 투어 장타왕을 석권했던 김세영은 호쾌한 드라이브 샷으로 270야드를 보냈다. 하지만 주타누가른은 매번 김세영보다 20야드를 더 보냈다. 1m61cm 단신임에도 1m80cm가 넘는 장타자 렉시 톰슨(19·미국) 못지 않게 대포를 쏘았던 김세영은 처음으로 거리에 대한 열등감을 느꼈다고 한다. 전장이 길어지는 추세라 장타자가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직접 부딪쳐 보니 쇼트 게임,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이 더 중요했다. 김세영은 “국내에선 티샷이 길거나 짧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코스를 요리했다. 장타도 그렇지만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 게임 능력이 승부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김세영은 힘만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과 기아 클래식에서 컷 탈락했고, US 여자오픈,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도 40위권 밖에 머물렀다. 김세영은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전략적으로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장타만으로는 통하지 않기에 김세영은 1월 4일 미국으로 건너가 잔디 적응과 쇼트 게임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김세영은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김정일(53)씨의 영향으로 중학교까지 태권도를 했다. 공인 3단인 김세영의 장타는 태권도로 단련된 하체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김세영은 “꼭 1승은 챙겨 미국 LPGA 무대에 연착륙하고 싶다.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세계를 정복한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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