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싸움이지만 최선다할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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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큰 바둑을 앞두고 몹시 긴장이 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힘겹게 「왕위전」도전권을 따낸 장수영6단의 소감이었다. 28일 밤늦게 허장회4단과의 마지막 결정국에서 계가끝에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 기쁨은 대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긴장과 흥분으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6단은 김인8단 김재구7단 하찬석7단 서봉수7단 서능욱6단 등 쟁쟁한 기사들을 물리쳤었다. 장6단의 등장은 바둑의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는 바둑계나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6단의 기풍은 『힘이 좋고 전투적이고 두터움을 즐겨 택하는 편』이란 것이 바둑계의 평이다. 그러면서도 실리에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 두려운 존재라는 평. 장6단이 도전자로 결정된 뒤 바둑계선 조훈현왕위가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장6단의 바둑이 견실하고 힘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막상 장6단은 『조왕위는 아직은 역시 저에게 벅찬 상대입니다. 최선은 다하겠지만 어떤 결과가 날지 두려울 뿐』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더군다나 「왕위전」의 규모가 5천만원으로 껑충 뛴 것도 약간의 부담이 된다고 했다. 『국내 최대기전의 주인공이 돼야한다는 욕심이 부담감으로 느껴지는 것이지요』 장6단의 말이다.
장6단은 77년이래 지금까지 8차례나 각 기전의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지난해엔 제22기 최고위전(부산일보주최)도전자로 결정되어 역시 조훈현 최고위에 도전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 때의 패배가 이번에 다시 조왕위에게 도전하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장6단은 말하고 있다.
장6단은 1952년 인천서 태어났다. 강점례여사(62)의 2남1녀의 막내로 6세때 처음 기원에 나가 바둑을 배웠다.
그 때 이일선3단에게서 지도를 받았다.
서울로 이사해 청계중3학년 때 한국기원 연구생이 됐으며 그 때부터 본격적인 바둑수업을 시작했다. 바둑에 힘을 쏟으면서도 장학금을 탈 정도로 학교성적 우수했다.
바둑 특기생을 기르던 남산공전에 진학, 70년도엔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전국고교생 바둑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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