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러 가븐먼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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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930년대 세계 불황이후 최악. 이런 오늘의 미국 경제를 놓고 천하의 명의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요즘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 6명에게 그 진단과 처방을 의뢰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P·새뮤얼슨」교수 (미 MIT대)의 견해는 특히 인상적이다.
그는 우선『인플레이션은 암과 같다』, 또는『인플레이션은 천연두와 같다』는 두 가지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인플레이션은 암세포처럼 그 즉시로 대담하게 잘라내지 않으면, 그것이 퍼져 나라를 망하게 만들 것이라는 견해는 미국은 물론 선진국의 경험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병은 한번 걸리고 나면 마치 천연두처럼 영원히 들이킬 수 없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서방 선진국들의 인플레이션은 그 동안 눈에 띄게 치유되었다.
「지미·카터」대통령 재직 때, 미국 경제의 주변문제는 생산성의 저하, 자본 축도의 저하로 지적되었었다. 그 원인은 역시 인플레이션.
그러나 지금「새뮤얼슨」교수는 말한다. 그 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거의 절반으로 꺾였는데, 그런 문제들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새뮤얼슨」교수의 결론은 금리인하와 세금 합리화. 이 문제에 해답을 주지 않고는 낮은 생산성, 자본축적과 투자의 저하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레이거느믹스(「레이건」의 경제정책)의 뿌리를 이루는 서플라이사이드(공급중시)의「진짜」는 바로 이것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세금을 조정하라는 주장은 레이거노믹스의 원조인「M·프리드먼」교수(미 스탠퍼드대)의 입에서도 나온다. 이른바 지하경제로 불리는 탈세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증세문제-,「프리드먼」은 단호히 반대한다. 작년 1월「레이건」이 연두교서에서 밝힌『증세로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없다』는 견해는 백 번 옳다는 것이다. 실제로「레이건」 은 지난해 부득이 세금을 올렸었지만 재정적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프리드먼」주장의 골자는 스몰러 가븐먼트(smaller govenmest),「작은 정부의 실현이다.
백조 엔의 국채를 짊어지고 있는 일본도, 천억 달러도 훨씬 넘는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국도 선택의 길은 하나라는 것이다. 작은 정부, 돈 덜 쓰는 정부의 실현이다. 미국의 경우 연말까지 재정적자는 1천8백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새뮤얼슨」교수는 1950년대와 60년대 식 고교성장은 향후 6, 7년 동안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물론 선진산업국의 얘기다. 우리가 이들의 논의에서 눈을 번쩍 뜨고 귀담아 들어 둘만한 얘기는, 재정적자나 국채를 줄여 가는 길은「작은 정부」,「검소한 정부」에 있다는 웅변 아닌 웅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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