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 박 대표 팽팽한 150분] 쏟아진 말말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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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박 회담은 '창'과 '방패'가 부딪치는 백병전 양상이었다. 달변가인 노무현 대통령은 민생을 물고 늘어지는 박근혜 대표의 공격을 유연하게 방어했고, 박 대표는 대연정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집착을 미리 준비한 말로 차단했다. 회담장은 대변인들을 무색하게 하는 현란한 말로 넘쳤다.

▶노 대통령="동의하지 못하지만 의견으로 존중한다."(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장기불황으로 간다는 박 대표의 경제 전망에 대해)

▶박 대표="우리가 주장하는 건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참여정부가 각종 위원회 등으로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어떤 것은 우리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고, 이미 하고 있는 것도 있고, 몇 가지는 사실과 다르다. 어떤 것은 의견이 다르고, 어떤 것은 같은 말 속에도 모순점이 있다."(경제난을 지적하는 박 대표의 주장에 대해)

▶박 대표="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다. 나눌 수 없다."(한나라당이 권력을 맡아 보라고 노 대통령이 제안하자)

▶노 대통령="안 받으면 안 받는 대로 전략이 있다는 뜻이다."(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만나 '연정 다음 수가 있다'고 한 말을 박 대표가 따지자)

▶박 대표="국민을 이길 대통령은 없다."(대연정에 대한 여론의 반감을 전하면서)

▶노 대통령="둘 다다."(박 대표가 '여소야대의 어려움을 얘기하다 선거구제 변경을 말하는데 대체 뭘 원하시냐'고 묻자)

▶박 대표="정부는 포도송이처럼 미니신도시를 늘어놓고 있다."(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상황이 말할 필요가 없다면 하지 않도록 하겠지만 또 여러 가지 결단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말하겠다."(박 대표가 '오늘로 연정 얘기는 더 이상 꺼내지 않는 것으로 알고 가겠다'고 못박자)

▶박 대표="국민은 잘 살고 편안한 것을 개혁이라고 생각한다."(지역주의 타파가 우선 과제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노 대통령="(나는) 전설이 없는 지도자다."(박 대표가 다가올 생일을 축하한다고 하자 '태몽도 없었다'고 말하며)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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