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소니 해킹 北에 ‘비례적 대응’ 경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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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호 01면

미국이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하고 강도 높은 대북 응징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추가 금융제재 등 검토 … FBI “북, 김정은 영화 개봉 막으려 사이버 공격”

버락 오바마(사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의 해킹 공격에 대해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적절한 장소와 시간, 방법을 선택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적 대응’의 방법으론 사이버 보복공격, 추가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에 배치된 군사력 증강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정부가 이번 해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FBI는 소니 해킹에 사용된 데이터 삭제용 악성 소프트웨어와 북한의 해커들이 과거에 개발했던 다른 악성 소프트웨어가 연계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소니는 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니는 해킹을 했다고 주장한 ‘GOP(평화의 수호자)’ 측의 테러 위협에 따라 극장들이 상영에 난색을 표하자 지난 17일 영화 개봉을 취소했다. 소니는 다른 플랫폼으로 ‘인터뷰’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개발 중인 핵무기가 쓸모없게 되자 사이버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해킹 공격에 대한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김성 참사는 19일 ‘인터뷰’의 내용을 비판하면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우리의 주권을 조롱했다”며 “북한은 소니 해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0일 미국에 해킹사건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20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미국 정부가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영화관 및 관람객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 북한 소행이라고 밝히고 이를 규탄한 것에 주목한다”고 했다.

한경환 기자 helmu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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