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인류사 100장면, 영국박물관 100개 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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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
닐 맥그리거 지음
강미경 옮김, 다산초당
744쪽, 4만8000원

살짝 들춰보는 것만으로 압도당하는 책이다. 영국 박물관(British Museum)의 1300만 여 소장품 중 100개를 선정해 200만 년 인류의 역사를 풀어낸다. 박물관이 BBC 방송국과 4년간 준비해 2010년 라디오로 방송했던 대형 프로젝트를 책으로 옮겼다. 저자 닐 맥그리거는 현직 영국 박물관장이다.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돌찍개(편면석기)는 인류가 처음 의식적으로 만들어낸 도구 중 하나다.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황소를 뛰어넘는 미노스 인물상’은 지중해 지역에서 이뤄진 구리와 주석의 해상교역을 증명한다. 마지막 유물은 2010년 중국 광둥성에서 제조된 태양열 램프와 충전기다. 이렇게 유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인류가 환경을 어떻게 극복해 왔으며 또한 세계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한다.

 한국 유물 중에는 경주에서 출토된 용문양 기와가 포함됐다. 통일신라시대의 화려한 문화를 증언한다. 이런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는 한국을 세계 무대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풋내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인들 생각은 다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에서 늘 중심축 구실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오랜 과학기술의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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