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소녀 '진실게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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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4억을 번다'는 20대 여성을 소개한 한 방송 프로그램을 놓고 네티즌들사이에'과장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프로그램은 지난 8월30일 방영된 SBS '진실게임'. 복수의 출연자를 내세워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은 이날'진짜 억대 연봉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출연자 중 '진짜'는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 한 해'4억을 버는'20대 여성 김모씨로 소개됐다. 방송이 나간 뒤 김씨는 포털사이트 등에서 단번에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김씨의 미니홈피와 쇼핑몰도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다운됐고 지금까지도 접속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곧 네티즌들의 관심은 진위 여부로 옮아갔다.'연봉','번다'등의 말이 혼선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4억을'이익'으로 간주, 모녀가 단둘이 운영하는 쇼핑몰로 한 해 그만한 이익을 올린다는 것이 의심스럽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또 김씨가'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까지 제시하며 홍보를 위한 과장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진실게임'이라는 방송 내용의 정직성 여부를 두고 네티즌들이 다시 진실게임에 들어간 것이다.

논란이 일자 방송 제작진은 2일 홈페이지에 답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제작진은'4억'이 이익이 아닌 매출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방송에서 김씨가 자기소개를 할 때'월 매출이 4000만원'이라고 밝혔다"며 "따라서 4억 역시 매출을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근거로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1년간의 매출총액이 5억4000여만원으로 표기된 해당 사이트의 주문.배송 현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방송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순이익 4억으로 몰고 갔고 흔히 4억 번다고 하면 순이익 4억이라고 생각하지 매출 4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지나친 문제제기는 네티즌들의 시샘일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일부에선 4억이 매출이냐, 이익이냐를 묻는 질문에 김씨가 직접"순이익"이라고 답했다고 주장하며 김씨의 미니홈피 캡처 장면이라는 이미지를 퍼나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억대 수익은 거짓이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매체는 은행거래 내역 등을 근거로 김씨가 최근 5개월간 매출이 늘면서 월 4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실제'4억 수익'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또'간이과세'부분은 직전 년도 기준이기 때문이며 국세청으로부터 앞으로는 김씨가'일반과세자'가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진실게임'의 백정렬 PD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방송이후 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옮아가 출연자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의 출연과정에 대해서는 "본인의 신청으로 출연 했으며 검증과정도 거쳤다"며 "개인적으로는 어린 친구가 4억을 번다는 걸 대단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설명대로 당초 매출을 기준으로 했다하더라도 자료에 표기된'5억'대신 왜 굳이'4억'이라고 표현했는지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백 PD는 "솔직히 말하면 (방송을)안전하게 가기 위해 액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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