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취임 6개월 김정길 체육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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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사진) 대한체육회장이 3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정치인에서 체육인으로 변신한 김 회장은 지난 6개월을 하루처럼 바쁘게 보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그동안 해외출장을 여덟 차례나 다녀왔고, 18명의 해외 손님을 맞이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그 결과 6월 싱가포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국기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남는 성과를 낳았고, 내년 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제15차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 준비도 차질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체육은 지금 국제 문제보다 해결해야 할 국내 문제가 더 많다. 체육기구 통폐합 문제라든가 학교체육 정상화, 체육예산 증액 등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대학입시에만 치중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체육수업이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덩치만 큰 청소년이 양산되고 있다. 운동을 하려는 학생이 줄어 각 종목에서는 선수가 없다고 울상이다. 태릉선수촌은 예산이 부족해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 '외치'보다는 '내치'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53개 가맹단체를 지원해야 하는 대한체육회의 연간 예산은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예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800억원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하루 수당은 2만5000원에 그치고 있다. 김정길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문화관광부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바꾸고, 체육예산을 국가예산의 1%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때의 공약은 과연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을까.

최근 중앙일보 창간 40주년 기획 '한국 스포츠 40년'을 취재하다 보니 많은 체육인이 "군사정권 시절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체육인들의 이야기가 김 회장에게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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