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상대도 언제나 산이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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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드디어 해냈구나 하는 충만감이 나를 사로잡았어요. 랍중 히말의 정상은 정말 멋있더군요.』
지난 5윌 6일 프리 몬순때 우리 나라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말라야의 고봉에 태극기를 휘날려 우리 나라 여성들의 진취력과 우월성을 떨친 선경 여자 산악회「83 람중 히말라 원정대」부대장 기형희 양은 (26·서울 응암동 255의 45)
해발 6천9백86m의 만년설로 뒤덮인 람중 히말 정복에 발을 디딘 맹렬 여성답지 않게 수줍음이 많은 기 양은 「그저 산이 좋아 찾아다니다 보니 남자들만이 해온 해외 원정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담담한 심경.
○…남성들로서도 해내기 어려운 설 산과의 투쟁이 약간 불안스럽기는 했지만 결코 두려움은 없었다고.
짧은 머리에 가무잡잡한 얼굴은 네팔 원주민 셰르파족처럼 검소한 산처녀 모습 그대로다.
아버지 기준선씨(56·상업)의 3남 l녀 가운데 외동딸로 서울여상 시절부터 산에 반해 직장에 들 가서도 데이트 상대는 항상 산뿐이었다. (글 홍성호 기자 사진 채흥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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