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문학상 받으면 명예와 돈 모두를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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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콩쿠르상은 그 권위도 높지만 이상의 수상이 결정되면 30만부이상책이 팔리기 때문에 작가들에게 명성과 함께 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프랑스에서도 작가들이 작품을 써서 살아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콩쿠르상을 겨냥해 노력하고 있읍니다.』 프랑스의 콩쿠르문학상 심사위원장 「에마뉘엘·로블레스」씨(66)는 17일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강당에서 있은 「한국문학」사 주최 『콩쿠르상은 어떻게 주어지는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가진후 인터뷰에서 콩쿠르상의 실용적인 면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소설이 신인작가의 경우 2천∼3천부, 또 인기작가라도 7천∼l만부정도밖에 팔리지 않는데 콩쿠르상수상작은 30만부이상 나가기 때문에 문학에 생기를 주고 작가의 생계를 도와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콩쿠르상수상작으로 결정되면 출판사에서 서점에 나와있는 책을 모두 수거하여 표지에 콩쿠르상수상작임을 밝히고 새로 내놓습니다.』
콩쿠르상은 이처럼 큰 파문을 일으키기 때문에 『다른 작가의 훌륭한 작품이 묻혀버린다』는 부정적인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고한다.
콩쿠르상은 19세기 프랑스작가였던 콩쿠르형제의 유언에 의해 만들어져 1902년 첫수상자를 냈다. 「마르셀·푸르스트」등 유명작가가 이 상을 받았다.
41∼44년사이 2차대전중에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한것을 빼고는 계속되어왔다.
『콩쿠르상의 심사기준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상을 만든 「공쿠르」 형제가 자연주의 계통의 작품을 썼던것이 영향을 주었는지 자연주의에 가까운 작품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초현실주의 소설가 「퀄리앵·크방크」에게 주어진 일도 있기는 하다는것.
전체적으로 전위소설·반소설등 실험성이 강한 작품은 결정하지 않는 경향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이 프랑스 지성인의 기호에 맞는 것이냐 하는 거지요.』
공쿠르상 심사위원은 10명. 종신직이다. 위원장은 심사를 주도하며 가부동수일때 결정권을 갖는다. 위원은 결원이 생겼을때 위원들이 선정하며 프랑스최고의 지성으로 자부한다. 그들의 자부심은 2차대전후 「샤샤·기트러」란 위원을 전쟁중 독일점령자와 가까이 지냈다는 이유로 제명한 일에서도 찾아진다.
이상의 상금은 50프랑에 지나지않는다. 오직 명예인 것이다.
「로블레스」씨는 프랑스 3대문학상의 하나인 페미나상을 받은 작가이다.
「알베르·카뮈」와는 절친한 친구어서 이번 방한중 「카퓌의 문학과 인간」에 대해 강연도 할 예정이다.
한국문학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잘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번역작업을 보다 활밭히 해주었으면, 그래서 한국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굳이 말한다면 한국은 소설 보다 시쪽이 더 활발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서정주씨의 불역된 시는 감명깊다고 말했다. <임대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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