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부시 쫓아 버스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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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휴가를 즐기고 있는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 앞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반전(反戰) 어머니' 신디 시핸(사진)이 다음달 1일 목장에서 철수한다. 부시 대통령이 2일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핸은 1일부터 '버스 투어'를 하며 백악관으로 향할 계획이다.

투어의 첫 기착지는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에 있는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톰 딜레이 사무실 앞. 딜레이가 하원에서 부시의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기 때문에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딜레이는 부시처럼 시핸을 외면할 것이라고 한다.

시핸이 크로퍼드에서 3주 이상 농성하면서 동조자들이 대폭 늘었다. 크로퍼드 지역 경찰에 따르면 그동안 모두 8500여 명이 시핸의 시위에 동참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톤 목사, 배우 마틴 신도 시핸의 시위에 동참했다. 그런 가운데 부시를 지지하는 시위도 활발해지고 있다. 반전 시위 규모가 커지자 부시 진영도 세(勢)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9.11 테러 4주년을 맞는 다음달 11일 워싱턴에선 '자유의 행진'이란 이름의 이라크 전쟁 지지 걷기대회가 열린다.

국방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상당한 인파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전 진영도 같은 달 24~26일 워싱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여 친(親)부시 진영을 압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라크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선 국론 분열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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