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어린이영화 거장 「하로·젠프트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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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어린이를 위한 영화는 단순히 성인영화를 축소시킨것이 아닙니다. 어린이들도 자신들이 해결해야할 문제를 안고있고 어른들에게 질문할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이들의 의문을 마음놓고 털어놓을수있는 장소를 마련해 줘야합니다.』
구레나룻이 무성한 독일영화계의 거장 「하로·젠프트」감독(54)이 14일 독일문화원에서 개최된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새로운 영화제작기법」강연에 앞서 기자와 만나 밝힌 그의 소신이다.
정해진 각본도 없이 연기경험이 없는 아마추어들이 연기하고 줄거리의 진행까지 맡는 새로운 영화기법을 창출한 그는 『무대장치도 세트가 아니라 보물로써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는 11년전 어린이들의 실생활을 표현하고자 성인영화감독에서 어린이영화 쪽으로 전향했다.
「세계적으로 어린이영화는 올바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읍니다. 손꼽을만한 작품이 1년에 10여편정도에 불과하고 그것도 대부분 유럽 사회주의국가들에의해 제작되고있어 자유주의국가의 어린이영화 정책은 위기에 이르고 있읍니다. 소련의 경우 어린이 동화창작에만도 막대한 자본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겁니다.』
그는 아동영화가 학교교육의 미비점을 보완, 공동으로 의미를 찾고 환경에 대처하는 교육효과를 줄수있다고 덧붙인다.
내년 4월쯤 독일에서 일하는 외국노동자들의 어린이들에게 생기는 문제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그는 한국의 어린이들의 모습도 그의 영화기법으로 꾸밈없이 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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